숨쉬기의 어려움

자유형 호흡, 그것이 문제로다.

by 김훗날

으악——— 고통이 밀려온다. 살고자 하는 일념으로 고개를 옆으로 홱 돌려 파- 합! 숨을 들이쉬는 순간, 수영장 물이 밀려온다. 옆 라인에서 접영을 격하게 하는 분이 지나가는 바람에, 공기만 마시려던 나는 물까지 마셨다. 호흡이 문제다. 문제야.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설명을 듣고 있는 여러분이 지금 숨 쉬는 것과 똑같이 수영을 하면서도 그렇게 숨 쉬시면 됩니다. 음~~~~~~파, 코로 내쉬고 입으로 들이마시고.”

‘네? 그게 가능하단 말입니까? 어떻게 지금처럼 숨을 쉰단 말입니까?’ 마음의 소리는 묵음 처리하고 물속으로 풍덩 들어갔다. 음~~~~~파, 음~~~~~파, 음~~~~파, 음~~~파, 흠~~하압, 흠합아압, 헙, 켁, 켁, 컬럭컬럭. 선생님 설명을 들을 때는 숨을 쉬고 있는지도 모르게 콧구멍으로 공기가 들락날락했었지만, 물속에서는 저랬다. 역시 똑같지가 않다.


초급자인 나에게 여러 가지 부족한 점이 많이 있을 것이다. 굳이 “많이 있다”가 아니라 “많이 있을 것이다”라고 표현한 것은 잘 모르기 때문이다.(메타인지 부족) 또한 마음 한편에 ‘이 정도면 초보치고 괜찮은 거 아닌가?’하는 생각이 똬리를 틀고 있어서다.(초보자지만 초심 없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것 하나는 정확히 알고 있다. 호흡! 확실히 호흡이 문제다.

다른 건 모르겠는데, 호흡은 티가 난다. 힘듦으로 확연히 드러난다. 두어 바퀴 돌라치면 헉헉헉헉. 축구경기 전반전을 꽉 채워 뛴 사람인가 싶게 숨을 몰아쉰다. 자유형 하며 숨을 쉴 뿐인데, 수영장 물로 배를 채우기도 한다.


숨, 무엇이 문제인가? 솔직히 나는 물이 아닌 육지에서도 숨쉬기에 자신이 없다. 과연 내가 숨을 제대로 쉬고 있는 게 맞는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운전을 하다가, ‘잠깐 나 숨 쉬고 있나?’ 싶어서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내쉬기를 반복하는 때도 종종 있다.

숨쉬기 학원에 다니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 과연 잘 쉬는 숨이 무엇인지, 그 방법이 궁금해서였다. 내 숨은 충분히 깊지 못하고, 깔짝대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이런 내가 수영장에서 숨쉬기 쉬울 리 없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다. 기본 중에 기본인 호흡이 어려우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을 것이란 걸 잘 알고 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 뭐 숨 쉬는데 적까지 들먹거릴 필요가 있겠냐만은… 일단 결연한 마음가짐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 ‘호흡. 나 너를 정복해 보겠어.’

유튜브에서 자유형 호흡하는 법에 관한 영상을 찾아보고, 선생님의 말씀을 상기하며 연습했다. 일단 킥판 잡고 음파 발차기. 코와 입이 물에서 다 빠져나온 후에 입을 열어 숨을 들이쉬고, 다시 천천히 고개를 넣으며 코로 뱉어내기를 반복하며 감각을 익혔다. 킥판 잡고 한 손 자유형을 하면서 여유 있게 숨을 쉬어보기도 했다.

너무도 당연해서 신경 쓰지 않던 일이 물이라는 새로운 환경에서는 정신을 집중해서 신경 써야 되는 일이 되었다. 신경을 쓰지 않아서 제대로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는 일에 하나하나 정성을 다하니 오히려 익숙한 환경이 아닌 곳에서 더 잘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했다.

그렇게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다가 어제는 선생님께서 하셨던 말씀, 물 밖에서 숨을 쉬는 것과 같이 쉬면 된다던 그 말. 믿지 않았던 말을 이해하기에 이르렀다.

‘어랏! 이런 거야? 오호라~ 좀 편한 걸?’ 여태 내가 내뱉는 숨을 너무 강하게 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선생님께서 옅게 음~~ 하고 뱉으라고 해서 좀 약하게 한 거였는데… 그것도 강했던 것이다. 들이쉴 때도 여유 없이 헙! 하고 후다닥 마시고 물로 들어가고, 다시 강하게 내뱉으니 호흡이 딸릴 수밖에…

사실 어제 자유수영을 하며 호흡에 신경 못쓰고 팔에 정신 팔려 있었는데, 생각보다 편해서 놀랐다. 그러고 다시 숨 쉬는 것에 신경 써보니 평소보다 훨씬 옅게 내뱉고 있었다. 꾸안꾸. 내꺼인 듯 내꺼 아닌 내꺼 같은. 뭐 그런 숨. 숨을 쉬는 건지 안 쉬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분명 쉬고 있는 그런 거였다.

그동안 내가 숨 쉬는 데 잔뜩 힘을 줬었구나, 숨을 잘 내쉬어야 한다고 너무 집착했었구나. 힘을 빼고 집착을 버리니, 참을 수 없던 숨이 가벼워졌다. 나, 비로소 자유를 얻은 것만 같다.



(한마디 더하기) 사진은 JTBC 드라마 맨투맨 속 박해진. 그를 본다면 숨이 멎을 듯.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