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면 이루어지는 마법

수영과 생리

by 김훗날

수영을 하는 사람에게는 어려움이 있다. 수영장에 가지 못하게 하는 날씨, 기분, 귀찮음, 유혹 등등.

수영을 하는 일부 여성에게는 한 가지 어려움이 더 있다. 바로 생리. 월경이라 불리기도 하는 이것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성숙한 여성의 자궁에서 주기적으로 출혈하는 생리현상’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나는 성숙한 여성으로서 주기적으로 출혈을 한다. 지인 중에는 이때 회사에 나갈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한 이도 있지만, 나는 몸이 붓고, 아랫배가 묵직하며, 머리가 띵해 컨디션이 좋지 않은 정도다. 출근하고 싶지 않은 마음은 평소에도 큰데, 생리 중에는 더욱 커진다. 퇴근하고 싶은 마음 역시 같다. 이렇듯 생리는 내 일상을 심하게는 아니고, 다소 불편하게 만든다.


편치 않은 점이 있을지라도 큰 아픔 없이 매월 꼬박꼬박 찾아오는 녀석이 대견하기도 했다. 내 몸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신호로 여겨졌으니 말이다.


그런데 수영을 즐기고부터는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이 생리가 매달 지급해야 하는 대출이자처럼 느껴진다. 부담스럽고 불편하다. 밉기도 하다. 몸과 마음에 변화를 일으키는 것은 차치하고, 내 즐거움을 빼앗아가버리니 좋을 리 없지 않은가.

나 수영하고 싶다고!!!!! 내 외침을 자궁은 들었으려나?


요 며칠 조마조마하고 불안불안했다. 올 때가 됐는데, 언제 오려나… 생리가 오면 수영을 못하는 것도 못하는 것인데, 레슨을 못 받으니 말이다. 요맘때가 딱 평영 발차기를 배울 타이밍인데, 혹시 내가 없는 날 배우는 건 아닌지. 초조해졌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기를, 제발 수업에 지장 없이 조용히 왔다 갔으면 좋겠다 싶었다.


그리하여 나는 빌었다. 자궁에게, 난소에게, 나의 호르몬들에게. ‘제발 수업 끝났을 때 얼른 왔다가 다음 수업 시간 전에 갈 수 있게 해 주세요. 부탁드려요.’ 텔레파시 같은 것도 막 쏴보고, 배를 문지르며 간청하기도 했다.


세상에!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도와준다고 했던가? 이게 또 이렇게 실현될 줄이야.

나의 자궁과 난소와 호르몬 등등에 감사드리며, 다음 수업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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