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 님의 남편 이상순 님이 속해있던 그룹, 롤러코스터의 ‘습관’이라는 노래가 있다. 노래 속 주인공은 연인과 헤어진 지 오래되도록 그를 마음에서 떠나보내지 못하고, 사진을 바라보며 사랑해라 말해버린다. “습관이란 게 무서운 거더군.”이라 독백한다. 요즘 나는 습관의 무서움을 몸소 체험하고 있다.
기상 후 양치한 다음 얼마쯤의 시간이 흐르면 나는 수영장에 도착해 있다. 순간이동이나 한 것처럼. 모닝 수영은 나에게 당연한 것이 되었다. 이제 집에서 샤워하는 게 어색하기도 하다.
오늘 아침에는 수영을 할까 말까 고민했다. 점심약속이 있는데, 시간과 동선이 애매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 몸이 막 수영복을 챙기고 있는 게 아닌가? 그러고는 약속장소와 가까운 수영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뭐야뭐야? ‘수영하는 자아’가 그렇게 부지런히 움직일 줄이야.
수영장에서 뭐 대단한 거 하는 건 아니다. 킥판 잡고 발차기, 수업시간에 잘 안 되었던 거 연습한다. 오늘은 유아풀에서 평영 발차기 홀짝홀짝. 약 40분 정도 했다. 그거 하자고 일어나자마자 20킬로미터 거리를 한달음에 가는 나를 보면, 나도 신기하다.
요즘 이런 일상을 훗날 그리워하고 싶지 않다. 수영과 헤어지고 싶지 않다는 말이다. 나는 검은 머리 파뿌리가 될 때까지 수영과 함께 사랑을 속삭이고 싶다.
머리칼이 히끗해진 엄마아빠도 40년이 넘는 결혼 생활동안 사랑과 즐거움만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했다. 꼴보기 싫은 순간, 미워하는 마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서로의 노력으로 그 시간을 지내오셨다고…
차가운 겨울이 찾아오고, 수태기가 찾아와도 수영복을 입고 있는 나를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오늘의 습관을 내일도 지속하도록 노력! 기상-수영장 루틴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는 뭔가가 필요하다.
걱정을 왜 이렇게 미리하나 싶겠지만, 나 미리 결심을 좀 해두는 거다. 모닝 수영이랑 헤어지고 싶지 않아서~ (나 떨고 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