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겨울 서울의 아침은 서러웠다

by 덴고 싱클레어


살아가며 유예시킨 어떤 숙제들은 짙은 그림자가 돼 목덜미를 누르고 있었다.


코코 호도과자를 한 입 깨문다.


나 한 입 너 한 입 이제 내가 그 흔한 호도과자점을 지날 때면 빛살의 속도로 너의 슬픈 눈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봉지를 집어던져 산산이 흩날리던 그 호도알들을 떠 올리지 않을 수 없다.


어느 겨울 서울의 아침은 서러웠다.


살며 무언가를 삼킬 각오 없이 너를 삼켜야 하는 망각 없이는 이제 어떤 것은 입 속에 담을 수 없음을 알아버려서였을 것이다.


하얀 겨울을 뚫고 당신이 찾아올 때 나는 잠들어 있었다.


겹겹이 쌓인 그림자를 베고 꿈속을 배회했다.


어느 장면에선가 호도알을 줍고 있었는지 모른다. 한 알, 두 알 바쁜 움직임으로 그러나 몇 알을 흘렸는지는 끝내 모른 채로


겨울의 그림자가 짙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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