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 회로 돌리기
먼저 잦은 실패 경험으로 만성적인 무력감과 공허감을 겪는 시기에도 당신은 이제 자리에서 일어나,
"뭐라도 할" 필요가 있다.
나는 사랑받지 못했고, 실패했고, 무쓸모한 사람이라는 과거의 기억은 명확한 그거나 디테일 없이 무턱대고 당신을 규정해 버린다.
내가 정말 모든 사람에게 불쾌한 존재였을까, 내가 정말 살 이유가 없을까, 나는 그동안 계속 불행했을까, 모든일이 실제로 실패했을까,
하는 질문을 해보면 그간 습관처럼 과잉 일반화하고 파국화한 막연한 세계와 나의 실제 사건들 간 균열이 생긴다.
그 정도는 아니었다. 소확행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면서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에 대비되는 뭔가 행복의 대단한 이상적인 상태가 있을 것만 같아 오히려 사람들이 자신의 행복을 가볍게 여기기 시작해 그것이 한편으로 걱정이 되지만, 원래 행복은 그런거였다.
소소함, 홀로 소소하게 행복해 왔던 시간들이 있었다.
어느 순간 머릿속의 비좁은 방에 밀어 넣고는 나는 행복해서는 안돼, 하는 주문과 함께 그 방을 닫아버렸지만.
그러나 백일몽과 기억에 잠겨있는 순간, 그리고 실제로는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시간은 무력감을 배우는 시간일 뿐이다.
사회적 불안이 높은 사람들은 긍정적 피드백, 부정적 피드백을 다 받아도 긍정적 피드백을 유독 기억하는 일반대조군과 달리 굳이 부정적 피드백을 기억해 자기 개념에 꾸역꾸역 통합시키려 한다.
그건 아니다.
어쩌라고 정신으로 살아야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는데 어쩌라고? 하면서 기억과 사고를 다 잡아야 한다.
기분이 흘러가는 대로 자신을 표류하게 두지 말아야 한다.
뭐라도 하자며 자신의 외부에서 자신의 머리 끄덩이라도 잡아서 일으키는 게 더 우아하다.
또다시 바닥이 보이지 않는 불안감과 우울감이 당신을 들여다 볼 때, 입 밖으로 소리 내어서라도 그 순간을 당신이 종결해야 한다.
뭐라도 하자, 꾸준한 습관만이 당신의 길은 낸다.
허지원 '실패에 우아할 것'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