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은 모른다”…현지인이 사랑한 파리 카페 4곳
‘예술의 도시’ 파리. 루브르나 오르세처럼 잘 알려진 대형 박물관 외에도 도시 전역에는 130곳이 넘는 크고 작은 뮤지엄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그런데 요즘 파리지앵들이 주목하는 포인트는 조금 다르다.
바로 ‘전시 그 이후’를 즐기는 방법, 박물관 속 숨겨진 카페들이다. 단순한 커피 한 잔을 넘어서 예술적 감성과 도시의 정취를 함께 느낄 수 있는 이들 카페는, 파리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아는 사람만 아는 명소’로 꼽힌다.
관람을 마친 후 여운을 더해주는 공간, 이제 파리에서 꼭 들러야 할 박물관 카페 네 곳을 소개한다.
1. 파불라 – 마레 지구 속 열린 정원 다이닝
파리 역사박물관인 카르나발레(Musée Carnavalet)는 파리의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공간이다. 이곳의 숨은 보석은 바로 내부 중정에 자리한 ‘파불라(Fabula)’. 자연 속에 놓인 셀프 다이닝 레스토랑으로, 식물과 나무가 가득한 정원에서 파스타, 생선요리 등을 즐길 수 있다.
단순한 뷰가 아닌, 진짜 ‘도시 속 쉼터’ 같은 감성을 느낄 수 있으며, 자연광 아래서 여유롭게 식사를 즐기는 순간은 마치 인상파 회화 속 한 장면 같다. 단, 겨울에는 휴무이므로 방문 전 공식 홈페이지 확인이 필요하다.
2. 자르댕 뒤 프티 팔레 – 대성당 같은 박물관 속 정원 카페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 당시 건축된 프티 팔레(Petit Palais)는 고전 예술품부터 인상파 회화까지 소장한 예술의 보물창고다. 하지만 현지인들이 사랑하는 공간은 의외로 그 안의 정원 카페 ‘자르댕 뒤 프티 팔레(Jardin du Petit Palais)’다.
야자수와 수목들 사이로 펼쳐진 테라스에서 간단한 샐러드와 커피, 디저트를 즐길 수 있으며, 셀프 방식으로 운영돼 가격 부담도 적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 덕분에 관광객뿐 아니라 파리 시민들도 자주 찾는다.
3. 로즈 베이커리 – 낭만주의 정원 속 유기농 티타임
몽마르트르 언덕 아래 숨은 작은 박물관, ‘낭만주의 박물관(Musée de la Vie Romantique)’은 파리의 섬세한 감성을 그대로 담은 공간이다. 여기에 자리한 카페 ‘로즈 베이커리(Rose Bakery)’는 영국식 감성을 더한 유기농 베이커리로, 정원 한가운데에서 티타임을 즐길 수 있다.
건강한 재료로 만든 디저트와 허브티, 커피 등이 주 메뉴이며, 파리 백화점 ‘봉 마르셰’에서도 인기를 끄는 로컬 브랜드다. 다만 무료 입장으로 인해 혼잡할 수 있으니, 한적한 오전 방문을 추천한다.
4. 카페 르누아르 – 몽마르트 예술혼이 살아 숨 쉬는 공간
포도밭과 예술의 동네 몽마르트르의 박물관, ‘몽마르트 박물관(Musée de Montmartre)’은 르누아르, 반 고흐 등이 실제 거주했던 역사적 장소다. 그 정원 안에 위치한 ‘카페 르누아르(Café Renoir)’는 클래식한 테라스와 고요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하얀 의자, 푸른 잔디, 햇살 가득한 정원. 이 모든 요소가 하나 되어 마치 시간 여행을 온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독서를 하거나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기에도 안성맞춤이며, 파리에서 가장 평화로운 카페 중 하나로 손꼽힌다.
파리 여행의 품격을 높이는 ‘한 잔의 시간’
전시만으로는 다 담기지 않는 감동을 더해주는 공간, 뮤지엄 카페는 파리라는 도시를 더 깊이 있게 체험할 수 있는 장소다. 소란스러운 관광지를 벗어나 조용한 정원과 예술 사이에서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며, 파리지앵처럼 하루를 보내보자.
단순히 ‘맛있는 카페’가 아닌, 공간과 스토리, 감성이 함께하는 이 네 곳은 파리를 찾는 이들에게 또 다른 기억을 선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