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게는 시작일 뿐…영덕, 지금 진짜 맛집이 뜬다
“영덕엔 대게밖에 없지 않나요?” 이렇게 묻던 여행자들이 지금은 전혀 다른 대답을 내놓고 있다. 산불 피해를 딛고 다시 일어서는 경북 영덕이 지금, 조용히 ‘미식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다.
영덕은 오랫동안 대게의 고장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최근엔 향토 음식을 중심으로 색다른 맛집이 재조명되고 있으며, 한국관광공사의 ‘여행+동행’ 캠페인을 계기로 그 매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 4월, 대형 산불로 인해 해안가와 산림뿐 아니라 바다 생태계도 큰 피해를 입었던 영덕. 대게의 집단 폐사라는 안타까운 소식 이후, 지역에 대한 여행자들의 응원은 ‘새로운 맛’을 찾는 행보로 이어지고 있다.
그 중 눈에 띄는 다섯 곳의 숨은 맛집은, 단순한 식사를 넘어 지역 회복에 동참하는 의미 있는 선택이 된다.
맑고 깊은 국물의 정석, 생대구지리
병곡면 흰돌로에 위치한 ‘별미식당’은 이름 그대로 담백한 대구지리로 사랑받고 있다. 부드러운 대구살과 시원한 무가 어우러진 맑은 국물은 속을 달래기에 제격이며, 해장용은 물론 여름철 보양식으로도 손색없다. 해안 절경과 함께 즐기는 점심 식사는 여행의 분위기를 한층 더해준다.
숯향 머금은 고기 한 점, 양념갈비 맛집
고기구이를 원한다면 영해면 ‘김대감숯불구이’가 제격이다. 정갈하게 숙성된 양념갈비를 참숯에 구워내는 이곳은 고소한 풍미와 촉촉한 육즙이 일품이다. 특히 사육업을 병행하는 집안에서 고기를 직접 공급받아 신선도도 뛰어나다. 넉넉한 공간 덕에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도 인기다.
한약재로 삶아낸 건강식, 한방 보쌈
지품면에 위치한 ‘낙원보쌈식당’은 독특한 조리법으로 차별화된 맛을 선보인다. 다양한 한약재를 사용해 기름기를 뺀 보쌈은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으며, 곁들여 나오는 청국장과 김치 또한 깊은 풍미를 자랑한다. 몸에 좋은 맛을 찾는 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건강 식당이다.
민물의 진한 맛, 참게탕과 은어탕
영덕읍 오십천 인근 ‘화림산가든’은 민물고기 요리 전문점이다. 직접 잡은 자연산 참게로 끓인 참게탕은 진하고 구수한 국물 맛으로 유명하며, 여름철엔 은어탕이 별미다. 계절에 따라 잡히는 생선이 달라지므로, 방문 시기별로 새로운 맛을 즐길 수 있다.
젊은 여행객 취향 저격, 한 손 컵물회
색다른 해산물 간편식을 찾는다면 강구면의 ‘내손에쏙물회’가 딱이다. 슬러시처럼 시원한 과일육수에 싱싱한 활어회가 담긴 이 컵물회는 이동 중에도 손쉽게 즐길 수 있는 메뉴다. 테이블이 없어도 문제없고,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엔 특히 인기가 높다.
바다만 있는 줄 알았던 영덕, 진짜 매력은 테이블 위에 있다
영덕은 여전히 대게의 고장이다. 하지만 그 대게를 중심으로 발전해온 지역의 식문화는 훨씬 더 넓고 깊다. 바다와 산이 함께 만들어낸 다양한 식재료, 각 마을의 조리 방식, 가족 경영의 정겨운 식당들까지. 지금의 영덕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맛있는 회복’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여행+동행’ 캠페인은 7월까지 계속된다. 이 여름, 맛있는 여행으로 힘을 보태고 싶은 이들에게 영덕은 더없이 의미 있는 목적지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