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보다 5배↑… 바다에 퍼진 위험 신호
본격적인 피서철을 앞두고, 바다를 찾는 이들이 특히 주의해야 할 존재가 있다. 바로 ‘해파리’. 최근 경상남도 연안에서 해파리 개체 수가 급속도로 늘어나며, 6월 4일 오후 2시를 기점으로 ‘해파리 대량발생 예비주의보’가 발령됐다. 지난해보다 출현 시점은 다소 늦었지만, 그 밀도는 더욱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2025년 6월 7일 기준, 경상남도는 해파리에 의한 피해 방지를 위해 ‘2025년도 해파리 피해 방지 종합대책’을 조기 가동했다고 밝혔다. 도는 민관 합동 모니터링 체계를 통해 해파리 유생인 폴립 제거부터 성체 확산 방제, 수매 지원 등 다양한 대응을 선제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특히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과의 협업을 통해 대응 속도도 한층 강화된 상황이다.
해파리는 단순히 바닷가에서 놀다 쏘이는 불쾌한 생물이 아니다. 플랑크톤을 대량으로 섭취해 어린 물고기의 생존을 위협하고, 어망을 훼손하는 등 어업 전반에도 막대한 피해를 준다. 여름철 해수욕장에서는 매년 해파리 쏘임 사고가 급증하고 있으며, 일부 종은 강한 독성까지 갖고 있어 건강상 위험도 상당하다.
실제로 얼마나 위험할까? 사고 통계로 본 현실
해양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23년 해파리 쏘임 사고는 4,224건으로, 2022년 753건에 비해 5배 이상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부산이 1,310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북(977건), 강원(618건), 제주(610건), 경남(441건) 순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부산은 2년 전 278건이었던 사고 건수가 2024년에는 800건을 넘어서며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가 되는 종은 ‘노무라입깃해파리’와 같은 대형 해파리다. 이들은 최대 2m 크기까지 자라며, 쏘일 경우 단순한 발진을 넘어 호흡곤란, 쇼크, 근육 마비까지 유발할 수 있다. 일상적 해수욕 활동에도 치명적일 수 있는 수준이다.
기후변화, 해양 쓰레기, 천적 감소… 해파리의 천국 된 바다
전문가들은 해파리 급증의 근본 원인을 ‘해수 온도 상승’에서 찾는다.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표층 수온은 지난 55년간 약 1.44도 상승했는데, 이는 전 세계 평균 상승률의 두 배를 넘는 수치다.
따뜻한 바닷물은 해파리에게 번식과 성장의 최적 조건을 제공하며, 여기에 해양 쓰레기 증가로 인한 서식지 확산, 그리고 해파리의 천적 어종 감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개체 수를 빠르게 불리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방제 기술 고도화와 함께 현장 중심의 대응 체계를 확대하고 있다. 어업인을 중심으로 한 수매 사업, 장비 조기 투입, 고밀도 발생 해역 집중 관리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이 실행 중이다.
여름 바다, 안전을 먼저 생각해야 할 때
여름철 해변은 여전히 가장 인기 있는 피서지이지만, 해파리 출현 정보에 대한 사전 확인과 방수복·긴 소매 착용, 쏘임 시 응급처치법 숙지는 필수로 자리 잡고 있다.
또한 현장에는 안전요원과 구급 장비가 배치될 예정이며, 주요 해수욕장에서는 해파리 차단망 설치도 병행 추진 중이다. 일상에서 벗어나 즐기는 여름이지만, 조심성은 결코 내려놓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