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애월·협재만 가?
여름 더위가 성큼 다가온 6월 말, 제주 바다를 찾는 발길이 다시 붐비기 시작했다.
제주도는 이미 여름철 대표 여행지로 손꼽히지만, 대부분은 협재나 애월처럼 유명한 해수욕장을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제주의 진짜 매력은 인파에서 한 발 비켜선 숨은 해변에서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025년 해수욕장 운영을 6월 24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밝혔다. 금능, 곽지, 협재, 함덕, 이호테우, 월정, 삼양, 김녕, 표선, 화순금모래 해수욕장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개방된다. 신양섭지와 중문색달 해변은 7월 1일부터 같은 운영 시간으로 문을 연다.
야간 개장도 함께 실시된다. 협재와 이호테우는 7월 15일부터 8월 15일까지 밤 9시까지 운영되며, 삼양과 월정은 밤 8시까지 연장된다. 바다를 더 길게 즐기려는 여행객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아직도 북적이는 해변이 부담스럽다면, 상대적으로 관광객의 발길이 덜 닿은 네 곳의 ‘숨은 해변’을 주목할 만하다. 비짓제주에서 추천한 이색 명소들은 제주의 다채로운 해안선을 보다 조용하고 특별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곽지해수욕장은 제주시에서 차로 약 30분 거리로, 수심이 얕고 잔잔한 파도가 특징이다.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적합하며, 해변의 끝에는 ‘과물노천탕’이라 불리는 천연 용천수가 있어 해수욕 후 몸을 씻기에 제격이다. 돌하르방과 해녀 조형물이 입구에 자리해 제주다운 분위기를 더해준다.
표선해수욕장은 제주의 동남쪽 표선면에 위치해 있으며, 하얗고 부드러운 백사장으로 유명하다. 썰물 때면 드넓은 해안선이 드러나며, 경사가 완만해 맨발 산책을 즐기기 좋다. 인근에는 캠핑장과 숙박시설도 있어 장기 체류 여행객에게 안성맞춤이며, 매년 여름 ‘하얀모래축제’가 열려 가족 방문객에게 인기다.
구좌읍에 자리한 ‘코난해변’은 아직 지도에도 뚜렷이 표시되지 않은 비공식 해변이다. 옥빛 바다와 검은 현무암, 풍력발전기가 조화를 이루는 풍경은 이국적인 정취를 선사한다. 수심이 얕고 수중 생태가 풍부해 스노클링 입문자에게도 안전한 장소로, 해양 체험을 위한 자연 학습지로도 손색없다.
제주시 내도동의 ‘알작지해변’은 몽돌로 이루어진 조용한 해안이다. 한라산에서 흘러온 자갈이 파도에 깎여 형성된 둥근 돌밭은 걸을 때마다 자그락 소리를 내며 자연의 음악처럼 귀를 간질인다.
이곳은 2003년 제주시 문화유산으로 지정됐으며, 명상이나 사진 촬영을 위한 조용한 장소로 인기가 높다. 단, 이곳의 자갈은 반출이 엄격히 금지돼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숨은 매력을 품은 제주의 해변들은 북적이는 관광지에서 벗어나 한적하게 바다를 느끼고 싶은 여행자에게 최적의 선택이 될 수 있다. 수영은 물론, 스노클링, 온천욕, 백사장 산책까지 다양한 경험이 가능한 이색 명소들은 이번 여름, 나만의 제주를 찾고 싶은 이들에게 특별한 기억을 남겨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