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상징’으로 불리는 무등산이 전국 국립공원 중 탐방객 만족도 1위에 올랐다. 지리산, 한라산 같은 대형 명산을 제치고 정상을 차지한 배경에는 젊은 세대의 선호 변화와 실용적인 탐방 환경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립공원공단 산하 국립공원연구원이 2024년 발표한 ‘국립공원 여가·휴양 실태조사’에 따르면, 무등산국립공원은 탐방 전반 만족도에서 평균 4.02점을 기록하며 전국 23개 국립공원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지난해 2위였던 무등산은 1위였던 한라산(3.99점)을 제치고 올해 최고 자리를 차지했다.
시설·비용 만족도까지 전국 최고 수준
무등산은 ‘시설 이용 만족도’(3.82점)와 ‘여행 후 비용 만족도’(3.89점) 항목에서도 전국 평균을 웃돌며 1위를 기록했다. 자연경관뿐 아니라 인프라의 질과 경제적인 여행지로서의 강점이 동시에 반영된 결과다.
탐방객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다른 사람에게 추천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에서 무등산은 4.38점으로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고, ‘재방문 의향’에서도 상위권에 올랐다. 일회성 방문을 넘어, 꾸준히 찾고 싶은 국립공원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가족보다 친구·연인, 젊은층 방문 두드러져
무등산 탐방객 구성도 흥미롭다. 가족 단위보다 친구나 연인, 동료와 함께 찾는 비율이 35.2%로 높았고, 이는 북한산(36%)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혼자 방문하는 비율도 12%에 달해 소백산, 한라산 다음으로 높았다. 가족 방문 비율은 48.4%로 오히려 낮은 편이었다.
이 같은 구성은 무등산의 도심 접근성과 부담 없는 코스, 그리고 다양한 연령층의 니즈를 반영한 시설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광주 도심과 가까운 입지는 짧은 시간 안에 산행과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이점을 제공한다.
20대 인기 집중…SNS 여행 세대가 만든 1위
무등산 탐방객 중 20대 비율은 15.1%로, 전국 국립공원 중 가장 높았다. 이는 한라산(11.5%)과 설악산(11%)을 크게 앞지른 수치다. 젊은 세대의 자연여행 선호 증가, SNS로 소통하는 여행 문화가 무등산의 인지도를 급상승시킨 배경으로 보인다.
그 외에도 50대(21.6%)와 60대(18.9%)의 분포도 고르게 나타났으며, 광주 지역민 중심의 재방문 수요도 강한 편이다. 젊은 여행자와 중장년층이 함께 만족할 수 있는 다양한 탐방 요소가 갖춰진 셈이다.
지형·목적 따라 다른 인기…지리산은 ‘휴식형’
흥미롭게도 탐방 목적에서도 무등산은 ‘건강 증진’ 응답이 56.4%로 가장 높았다. 이는 월출산(43.1%)보다도 높은 수치다. 반면, 지리산은 ‘휴양·휴식’ 목적이 43.8%로 가장 많아, 방문자들의 여행 목적이 뚜렷하게 갈린다는 점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무등산은 높은 접근성과 대중교통 연계, 무리 없는 산행 코스, 그리고 문화 콘텐츠와의 결합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만족도를 끌어올린 사례”라고 분석한다.
무등산은 지금, 단순한 등산지를 넘어 전 세대를 아우르는 ‘복합 자연문화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