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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남책 Oct 17. 2024

25장. 서형사 vs 경호팀

일촉즉발

25장. 서형사 vs 경호팀          




그 물기 자국은 어떤 책장의 바닥으로 이어져 있었는데 서 형사가 그 책장을 슬쩍 건드리자 보안요원들이 강하게 제지했다. 그 행동에 서 형사는 다시 권총을 바로 잡으며 경호원들을 위협했다.


“ 다들 가만히 있어. ”


서 형사의 강한 기세에 움찔하며 덩치들이 뒤로 물러섰다. 그의 눈빛은 당장이라도 발사를 할 것 같은 공격적인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 김 형사, 책장 한 번 밀어봐”


경호원들에게 겨눈 권총을 그대로 유지한 채 서 형사는 김 형사에게 책장을 움직여보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책장은 쉽게 움직여지지 않았다. 뒤로도 밀어보고 앞으로도 당겨보았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본 경호원들은 어느새 옅은 미소를 얼굴에 띠고 있었고 비웃는 듯한 그 모습에 김 형사는 화가 나서 더 열정적으로 밀어보았다.


이 책장이 수상하다는 것은 이미 파악했지만 어떤 방식으로 된 장치인지 알 수가 없었기에 김 형사는 이쪽저쪽으로 움직이며 계속 밀어보고 있었는데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그때 서 형사가 책장의 책들을 유심히 보기 시작했다. 관찰이 시작될 때 집중하는 서 형사 특유의 행동이었는데 숨소리 외에 어떤 소리도 내지 않고 한 곳만 바라보는 느낌이었다.


책장에는 수많은 책이 꽂혀 있었는데 대부분 한 권짜리 책이었고 가운데보다 약간 위쪽에 10권짜리 전집이 박스 채로 놓여있었다. 서 형사는 한참을 지켜보다가 박스 안에 그대로 보관되고 있는 전집을 건드렸고 이내 슬쩍 밀어보았다.


그러자 꽤 큰 굉음을 내며 책장이 드드드 움직였는데 그 뒤로 지하로 내려가는 입구가 나왔다. 비밀장소가 열리는 것을 본 경호원들의 표정은 사색이 되었고 경호팀장은 급하게 무전을 통해 지금 상황을 전달하기 시작했다.      



비밀통로를 통해 유유히 들어오는 서 형사를 보고 잠깐 당황했지만 김 의원은 이내 태연하게 웃으며 악수를 청했다. 그는 어색하게 악수하며 지금의 상황을 모면하려 애썼지만, 비밀 공간에서 벌어지는 수상한 상황에 서 형사의 총구는 계속 앞을 향해 겨누어졌다. 그리고는 한 사람씩 얼굴을 파악했는데 서 형사는 이내 그 의문의 여자를 확인하고 이곳은 범죄 현장임을 확신했다.      


“ 의원님, 제가 어찌어찌 집 앞에 대기하다가 누가 이 집으로 납치당하는 것을 우연히 봐 버렸어요. 그래서 확인 좀 해야겠습니다.”


서 형사의 건들거리는 말투에 김 의원은 살짝 비위가 상했지만, 오히려 너스레를 떨며 대답했다.


“ 내가 우리 당원을 교육 좀 하고 있었어. 별거 아니니까 그냥 지나가. 이런 경우가 가끔 있어. ”


“ 아니 의원님. 전기충격기로 사람을 기절시켜서 끌고 들어갔는데 교육이라뇨? 이건 그냥 못 넘어갑니다. 그리고 저기 저 사람 상태 보세요. 피가 저렇게 철철 흐르고 있는데 저게 교육 수준입니까? ”


서 형사의 반격에 김 의원이 순간적으로 당황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얼굴이 붉어지며 분노로 일그러졌고 눈빛이 살짝 공격적으로 바뀌었다.


“ 뭐, 인마? 좋게 말할 때 꺼질 것이지, 네가 지금 국회의원을 체포라도 하겠다는 거야? 뭐야. 넌 경찰이라는 놈이 불체포특권도 안 배웠냐 이 새끼야? ”


김 의원은 본색을 드러내며 서 형사를 압박했다. 서 형사는 김 의원을 노려보며 잠시 아무 말 없이 있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현행범은 불체포특권이 없습니다. ” 그 말에 김 의원의 표정은 무섭게 일그러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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