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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남책 Oct 18. 2024

26장. 서형사 vs 김의원

구사일생

26장. 서형사 vs 김의원          



죽기 직전 극적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을 파악한 지광이 큰 소리로 도움을 요청했다.


“도와주세요. 형사님. 저들이 방금까지 주사기로 저를 죽이려고 했어요. 제가 모든 사실을 다 알고 있어요.”

지광은 성급한 말투로 마치 어린아이처럼 징징대듯 말했다.


서 형사와 김 형사는 총구를 여러 사람 얼굴을 향해 한 번씩 겨누면서 조심스레 지광의 곁으로 걸어갔다.


“ 괜찮습니까? 일단 풀어드릴 테니 진정하세요. 그리고 김 형사. 넌 지원 요청해.”

서 형사의 말에 김 형사는 무전을 치기 시작했는데 그때 ‘탕’하고 총소리가 울렸다.


덩치 중 일부가 목숨을 걸고 움직이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 경고사격은 3발까지다. 더 오면 하늘나라 가는 거야. 저 욕심 많고 더러운 인간이 너희 목숨값 제대로 챙겨줄 것 같으면 덤비고 아니면 조용히 있어. ”


서 형사의 말에 덩치들이 다시 움츠러드는 모습을 보고 경호팀장과 김 의원은 인상을 구겼다.


“ 형사님. 제 가슴 안주머니에 볼펜이 있어요. 거기에 다 녹음되어 있습니다. 증거는 충분하니 걱정하지 마세요.”


지광은 최근 최 사장의 방문 이후 자신이 빠져나갈 구멍을 찾기 위해 전자상가에서 소형 녹음기를 구입했었다. 뭔가 수상하게 돌아가는 일들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를 녹음해 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는데 그것이 오늘의 모든 것을 다 기록해 버린 것이었다.     


서 형사는 지원 병력을 기다리며 녹음기의 대화를 모두 들었고 김 의원을 쓰레기 보듯 경멸하는 눈빛으로 노려봤다. 김 의원은 자신을 위해 움직여주는 인간이 한 명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자포자기하며 골프채를 들고 직접 덤벼들었는데 서 형사는 어쩔 수 없이 김 의원의 다리를 향해 한 발의 권총을 발사했다.

‘으악’


김 의원이 땅바닥을 뒹구르며 넘어지자, 바닥에는 금세 피가 흥건해졌다. 고통이 너무 심한지 김 의원은 미친 망둥이처럼 파닥거렸는데 지광은 그 모습을 보면서도 제발 저 멋진 음향기기에 부딪히지만 말아 달라고 빌고 있었다.


이후 경찰의 대규모 지원 병력이 도착했고 온 집을 샅샅이 포위한 후 덩치들을 한 명씩 체포했다. 덩치들은 김의원 앞에서 자신의 활약이 부족했다고 느꼈는지 뒤늦게 저항하며 실랑이했지만 이미 상황이 기울었다는 것을 파악하자 모두 순순히 수갑에 손을 내밀었다.


워낙 정신없이 진행되는 상황이다 보니 미처 신경 쓰지 못한 것이 떠올라 서 형사는 급히 고개를 두리번거리며 누군가를 찾았다. 그리고는 한 명이 없어진 것을 그제야 발견했는데 잠시 분주해진 소란을 틈타 의문의 여인, 여진이 사라지고 없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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