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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갈이

by 라면

반틈 시들고

반틈만 겨우 살았다


매주 물 주는 걸 잊지 않고

영양제도 챙겨주며

다시 살아나길 바랐다


바라는 마음은

너무 흔해서

아무도 감동시킬 수 없고


버리는 마음은

너무 지독해서

아무도 원하지 않았다


어떤 기분은

하루를 망쳐 놓고

끝자락에야 사람을 웃게 했다


반틈만 산 채로

여기 담았다가

저기로 옮겨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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