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 젖은 돌을 주워
이쁘게도 깍아 놨습니다
수석은 되지 못하더라도
차석은 만들어 주고 싶었습니다
날카롭게 깍여 나간 석영에
조각칼을 든 모습이 비칠 때마다
내 주제에 무슨.
반성을 하게 되더군요
비에 젖은 돌은 이젠
비에 젖지 않은 돌입니다
수석도 차석도 되지 못했지만
깍여 나간 돌은 떠나지 않습니다
발이 없는 돌은 배신을 모르니까요
순응만 배워 묵직하고 단단하니까요
그리하여 원망을 모르는 돌이
내가 될 때까지
천지는 그저 나 몰라라
내처럼 흐르기만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