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뛰자고 말하는 이가 있었다
강변 대숲을 스치는 바람처럼
매이지 않고도 벅찰 수 있는 방법으로
손과 발을 교차해 잇다 보면
달리는 남자의 별자리가 되었다
밤만 되면 별을 보러 가자던 이가 있었다
호수 벚나무를 스치는 바람처럼
나체로도 불안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으로
들숨과 날숨을 교대로 쉬다 보면
별자리의 별자리가 되었다
뚜렷한 이유도 없이 글을 쓰려는 이가 있다
스칸답서스 이파리에 쏟아내는 한숨처럼
배 곯지 않으면서도 빈곤해지는 방법으로
연필을 깎고, 부러뜨리고 깎고, 부러뜨리다 보면
이부자리 위로 형형색색 별자리가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