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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

by 라면

반듯한 조약돌

형형색색 빛

검은 강가에 내려앉는 별

아득한 노랫소리

몸을 떠는 풀벌레


그 오래된 풍경에

불을 지르고 도주하는 그림자


불타는 돌

불타는 물

불타는 빛

불타는 별

불타는 노래

불타는 벌레


자욱이 연기가 모여드는 곳

오두막을 짓고

홀로 늙어 죽을 거라던 그 사람이

손가락 마디를 잘라 쓴 글


붉은 인장으로 봉한 채

우편함에 꽂혀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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