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15년 된 신혼 가전 폭발로 일자리까지 얻다.

< 2025. 09월 일기장 >

by 아크하드

15년 전 신혼살림으로 쭈마마가 산 스마트오븐이

어느 날 파바박 튀더니 사망!

평소 같았음 당장 가전대리점에 가서

전자레인지라도 시원하게 긁었을 텐데

10만 원에도 쫄보가 된 우리 집 가정 상황!!

결국 당근으로 중고 전자레인지를 알아보다가

당근에 알바 자리가 올라온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시간과 거리가 마음에 들어

과감히 알바지원을 했는데

다음 날부터 알바전선에 바로 투입된 쭈마마.

당근으로 시작된 알바~

당근은 사랑이다!!

sticker sticker


일은 단순했다.

라이브 옷 쇼핑몰인데 그날 라이브 방송으로 판매된 옷을

분류하고 택배포장하는 업무였다.

일하는 날도 격일로 하루 6시간 작업


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나보다 나이가 대체로 많았고

하나같이 얘기하다 보면 아이들 다 키우고

한 푼이라도 더 교육비로

또는 생활비로 벌자 하고 나온

착한 한국 아줌마들(?)

sticker sticker


그런데 6시간 내내 옷을 분류하고 패킹하다 보면

어느샌가 3시간 내내 한마디도 안 하게 되는데

입이 안 떠드니 시간도 안 가고

그중 제일 힘들었던 건

계속 서서 일을 해야 한다는 점!


여태 살면서 서서 하는일을 안 하다 보니

다리도 놀랬는지

퇴근할 때쯤엔 반 절름발이가 돼서

버스 정류장으로 향하게 되는 게~~

sticker sticker


이제는 식당에 가도 커피숍에 가도

대기할 때도 서서 일하는 알바생들을 보며

존경심 어린 눈빛을 보내게 된다.


KakaoTalk_20251001_120625194.jpg

< 힘든 알바 후 나를 위로해 줬던 노가리와 맥주 한잔 >


최저시급이 10,030원이라는 걸

이번 알바 자리를 하면서 알게 되었고

나중에는 주말에 첫째가 원하는 마라탕을 사주면서

60분 뼈 빠지게 팔다리 놀린 값보다 비싸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현타가 오기 시작!


한 달 정도 지나니 내 1만 원 시급이 초라하게 느껴졌고

무엇보다 내 무릎 관절이 못 버틸 것 같아

이왕 이렇게 된 거 사무직을 알아보자라는

생각까지 미치게 되는데....




keyword
이전 08화병원 병실에서 부부가 같이 눈을 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