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 09월 일기장 >
15년 전 신혼살림으로 쭈마마가 산 스마트오븐이
어느 날 파바박 튀더니 사망!
평소 같았음 당장 가전대리점에 가서
전자레인지라도 시원하게 긁었을 텐데
10만 원에도 쫄보가 된 우리 집 가정 상황!!
결국 당근으로 중고 전자레인지를 알아보다가
당근에 알바 자리가 올라온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시간과 거리가 마음에 들어
과감히 알바지원을 했는데
다음 날부터 알바전선에 바로 투입된 쭈마마.
당근으로 시작된 알바~
당근은 사랑이다!!

일은 단순했다.
라이브 옷 쇼핑몰인데 그날 라이브 방송으로 판매된 옷을
분류하고 택배포장하는 업무였다.
일하는 날도 격일로 하루 6시간 작업
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나보다 나이가 대체로 많았고
하나같이 얘기하다 보면 아이들 다 키우고
한 푼이라도 더 교육비로
또는 생활비로 벌자 하고 나온
착한 한국 아줌마들(?)

그런데 6시간 내내 옷을 분류하고 패킹하다 보면
어느샌가 3시간 내내 한마디도 안 하게 되는데
입이 안 떠드니 시간도 안 가고
그중 제일 힘들었던 건
계속 서서 일을 해야 한다는 점!
여태 살면서 서서 하는일을 안 하다 보니
다리도 놀랬는지
퇴근할 때쯤엔 반 절름발이가 돼서
버스 정류장으로 향하게 되는 게~~

이제는 식당에 가도 커피숍에 가도
대기할 때도 서서 일하는 알바생들을 보며
존경심 어린 눈빛을 보내게 된다.
최저시급이 10,030원이라는 걸
이번 알바 자리를 하면서 알게 되었고
나중에는 주말에 첫째가 원하는 마라탕을 사주면서
60분 뼈 빠지게 팔다리 놀린 값보다 비싸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현타가 오기 시작!
한 달 정도 지나니 내 1만 원 시급이 초라하게 느껴졌고
무엇보다 내 무릎 관절이 못 버틸 것 같아
이왕 이렇게 된 거 사무직을 알아보자라는
생각까지 미치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