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학년 1학기
언매 시간에 시 오월 소식과 와사등을 배웠다.
오동나무꽃으로 불 밝힌 이곳 첫여름이 그립지 아니한가?
어린 나그네 꿈이 시시로 파랑새가 되어 오려니.
나무 밑으로 가나 책상 턱에 이마를 고일 때나,
네가 남기고 간 기억만이 소곤소곤거리는구나.
정지용의 오월 소식은 여동생을 그리워하며 쓴 시란다. 몰입이 안 됐다. 으….
늘어선 고층 창백한 묘석같이 황혼에 젖어
이 문장은 와사등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문장이다. 감각적인 묘사가 정말 아름답다.
어제 세탁한 트윈스 후드 소매에 부대찌개를 잔뜩 묻혀버렸다. 그래서 하루 종일 소매를 걷어 올리고 다녀야 했다. 화가 난다.
재현이랑 멘토멘티를 하는데 음 나도 나 자신이 너무 무섭다. 재현이가 그 어떤 어려운 문제를 가져와도 다 술술 풀어버린다. 정말 이번 중간에 확통 만점 가능하려나. 히히히.
재하가 준 문제도 혼자 풀어버렸다. 이항정리를 이용하여 5²⁰¹⁷을 576으로 나눈 나머지를 구하는 문제였다. 5²⁰¹⁷는 5×(24+1)¹⁰⁰⁸으로, 576은 24²로 두고 풀면 답이 5가 나온다. 처음엔 어려워서 많이 헤맸는데 24²을 시작으로 5를 25로 활용할 방법을 찾았다. 지수가 홀수라서 쉽지 않았지만, 이는 5를 따로 빼서 해결했다. 결국 풀어냈고 뿌듯했다.
요즘 엄마가 매일 보리차를 끓여주신다. 스카 갔다 집에 오면 포트에 뜨거운 보리차가 가득 담겨있다. 덕분에 물 마시는 양이 늘어났다. 보리차를 플라스틱 보틀 몇 개에 소분해서 냉장고에 넣어 차갑게 먹기도 한다.
11시 반에 집에 와서 쉬는 중에 율이가 내일 수학 수행이 있는데 어려우니 도와달라고 했다. 아니 내일 수행이 있으면 오늘 공부를 해야지 공부를 안 하고 내가 집에 오기만을 기다렸다니, 기가 찼다 정말. 문제를 보니 다항식의 덧셈과 뺄셈, 복소수 관련 문제들이었다. 재작년 생각이 났다. 나는 율이에게 수학 공부를 도와준 대가로 트윈스 후드 얼룩 제거를 맡겼다.
[61. 먼 훗날, 인생의 마지막 날을 맞을 나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써보자]
살 만큼 살았어. 이제 진짜 낙원으로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