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를 바라는데, 왜 보수 정당을 선택할까?

마음이 말하는 정치 1. 진보와 보수로는 말할 수 없는 마음

마음이 말하는 정치 이야기

1. 진보와 보수로는 말할 수 없는 마음


1-2. 변화를 바라는데, 왜 보수 정당을 선택할까?



'젊은 남성은 보수화된 것이 아니라, 세상이 바뀌길 바란다.'


이전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렇게 보면 뭔가 이상합니다.

왜냐하면, 20대 남성들에서 '국민의 힘' 지지율이 높기 때문입니다.


국민의 힘은 본래 보수로 분류되는 정당입니다.


보수란 변화가 아닌 안정을 추구하는 태도.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진보나 혁신으로 분류되는 정당.

진보당이나 사회민주당, 기본 소득당 같은 것을 지지하는게 맞겠죠.


그런데 왜 20대 남성에서 국민의 힘 지지율이 높은 걸까요?


젊은 남성들의 정서를 조금만 들여다보면, 이 선택의 배경에는

‘안정을 지키고 싶다’기보다는

‘지금의 상황을 바꾸고 싶다’는 감정이 더 강하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바람이 옳으냐 틀리냐가 아니라, 왜 그 변화의 기대가 특정 정당으로 향했는가입니다.


현재 정치 지형을 젊은 남성의 눈으로 보면, 정치는 오래도록 고정되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정권이 바뀌어도 체감되는 변화는 적고, 정치는 늘 비슷한 갈등과 언어를 반복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젊은 남성에게 의회에서 장기간 다수당의 위치를 차지한 민주당은 ‘기존의 질서’를 대표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다시 말해, 젊은 남성들이 바라는 변화와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선택지로 인식됩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전통적으로 안정과 질서를 말해왔던 정당임에도, 최근에는 훨씬 거칠고 위협적인 언어를 사용해 왔습니다.

갈등을 단순화하고, 책임 대상을 분명히 하며,

“이대로 가면 위험하다. 바꾸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반복합니다.


이 메시지는 안정의 언어라기보다는 지금의 질서, 지금의 흐름을 부정하는 언어에 가깝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니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젊은 남성에게는 오히려

“뭔가를 바꿀 것처럼 보이는 선택지”로 읽힙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젊은 남성이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해서 그들이 전통적인 의미의 보수적 가치에 동의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입니다.

이 선택은 전통, 질서, 점진적 변화에 대한 신뢰의 표현이라기보다

'지금의 안정, 지금의 흐름 자체를 더 이상 신뢰하지 않겠다'

라는 선언에 가깝습니다.


이런 선택 방식은 한국만의 특수한 현상도 아닙니다.

미국에서 한 흑인 청년에게 왜 도널드 트럼프를 찍었는지를 물었을 때, 그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트럼프는 뭔가를 바꿔줄 것 같아서.”

이 답변은 정책이나 이념에 대한 동의라기보다, 지금의 정치가

아무것도 바꾸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는 마음

에 바탕을 두었다는 것을 잘 보여줍니다.


이 지점에서 한국의 젊은 남성이 국민의힘을 선택하는 이유와 이 흑인 청년이 트럼프를 선택한 이유는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습니다.


둘 다 보수적이어서가 아니라,

지금의 질서를 흔들 수 있을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다시 말해 혁명이 일어날 것 같기 때문에

그 선택을 한 것입니다.


그 선택이 실제로 변화를 가져올지 여부와는 별개로, 적어도 그렇게 느껴졌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보면 ‘젊은 남성의 보수화’라는 설명은 이 현상을 이해하는 데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 말은 선택의 결과만 붙잡고, 그 선택이 만들어진 정서와 기대를 설명하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질문은 다음으로 넘어갑니다.


젊은 남성뿐 아니라, 안정을 바라는 사람들조차 왜 이런 불안한 선택에 끌리게 되었을까요?


왜 안정이 목표인 사람들에게 위협적인 메시지가 더 강하게 작동하게 되었을까요?


이 질문은 ‘젊은 남성’이라는 범주를 넘어, 지금 사회 전체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질문이기도 합니다.



마음이 말하는 정치 이야기

1. 진보와 보수로는 말할 수 없는 마음

1-1. 젊은 남성이 보수화되었다는데, 정말 그럴까요?

1-2. 변화를 바라는데, 왜 보수 정당을 선택할까?

1-3. 미국, 헌법의 나라에서 혁명을 기대하게 된 이유

1-4. 안정을 바란다면서, 왜 불안을 선택할까? ~한국의 보수 정당 지지 다시 바라보기~

1-5. 일본, 위탁된 안정의 장기 귀결

1-6. 우리는 정말로 진보와 보수 중에서 선택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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