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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십일페이지 Oct 04. 2016

왜 서점인가...


책을 많이 읽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글을 잘 쓰는 것도 아니고

요즘 대부분 서점 주인들이 출판사 혹은 기존 서점에서 일한 경험이 있던 사람들인데

난 왜 서점 주인으로 다시 삶을 시작하나?


최근까지 근무한 회사에서 깊이 있는 텍스트 콘텐츠를 가지고 디지털 그리고 오프라인으로 사업을 하는 비즈니스 담당을 했었다.


양질의 콘텐츠가 매거진으로 나오면

우리 부서에서는 해당 콘텐츠를 온라인 (소셜미디어, 전자책, 공식 홈페이지 등)으로 변환해 새로운 매출을 발생시킨다.

그리고 콘텐츠를 만든 필진 혹은 관련 주제에 맞는 연사를 섭외해 강연(포럼/세미나)을 기획하고 타깃에 맞는 직장인들을 모객해 최대 400~500명 호텔 행사부터 작게는 20~30명 참여하는 세미나를 진행한다.


위 업무를 수행하는 팀에 팀장으로 근무를 하면서 다양한 업무 경험을 쌓았다.

태생은 it 전공자로 웹기획자로 출발해 마지막엔 디지털 서비스 기획부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다양한 사업들을 경험할 수 있었다. 정말 많은 좋은 경험들을 할 수 있어서 회사에 감사했다.


이런 사업을 하면서 다양한 아이디어들도 떠올랐다.


서점보다는 이런 공간을 운영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2012년부터 시작한 거 같다.


2012년 어느 날 공간을 우리가 직접 만들어서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당시 지금은 아주 많아졌는데 출판사가 카페를 처음 오픈했었다.


문학동네가 2011년 홍대에 오픈했던 카페꼼마


난 카페 혹은 무언가 새로운 공간을 찾아다니는 걸 좋아했다.

남자인데 와이프보다 더 그런 곳을 잘 알고 돌아다니길 좋아했던 기억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러면서 다양한 공간을 접했고

그런 공간을 접할 때마다 회사에서 내가 하고 있는 비즈니스도 접목할 방법이 없을까?

자연스럽게 연결해서 생각했었다.


우리도 좋은 콘텐츠를 다루고 있고 (대한민국 최고의 경영/경제매거진)

좋은 강사풀도 있고

홍보 파워도 있으니

이런 공간을 우리가 직접 운영해보면 좋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강연(세미나) + 책 + 음료 + 라이브러리 + 전시 등 다양한 콘텐츠를 결합한 복합 문화공간~ 제3의 공간이라 불리는 스타벅스처럼


분명 괜찮을 것 같았다.

정말 시키지도 않았는데 가볍게 초안 자료를 PPT로 퇴근 후 집에서 만들었다.

여러 사례, 그리고 우리가 진행할 경우 이슈들... 여러 내용을 정리했다.

어찌나 즐거운지~ 회사에서 보통 직장인들이 자료 만드는 건 일상인데 

스스로 하고 싶은 걸 자료로 만드니 너무나 즐거웠다.

왜 사람은 시키지 않은 일을 할 때 이렇게 즐거울까 ^^;;;


부족하지만 뚝딱뚝딱 만들어서 회사에 보고도 했었다.

이런저런 이유로 실행은 하지 못했지만...

그 후 3~4년이 지나고도 늘 아쉬움이 있었다.

그 후 3~4년이 지난 지금은 그런 공간이 너무 많아졌다.


맥주를 먹는 서점

카페와 자동차 매장을 결합한 커피빈 + 현대자동차

변호사 사무실과 카페를 결합한 경우도 있다.

웬만한 대형 출판사가 카페를 가지고 있는 건 이젠 이상하지 않다.


회사에서 계속 다양한 사업을 하면서 

그리고 개인적인 취미로 그런 공간이나 서비스를 늘 체험하면서

더 늦기 전에 내가 직접 한 번 해보자!라는 무식한 확신이 생겼다.


다행스럽게도 아내는 내가 평소에 그런 쪽에 관심이 많은 걸 알고 있어서 흔쾌히 허락을 해줬다. 그리고 아내도 아내 그리고 연재 엄마 이기 전에 직장인으로 나의 고민과 결정을 응원해줬다.


양가 어른들을 설득? 설명? 하기 위해

PPT를 아주 쉽게 만들었다. 


부모님 세대가 생각하는 서점과 최근에 생겨나고 있는 그런 서점은 너무다 다르기 때문에

50~60대 부모님 세대에게 이런 복합 문화공간? 서점?을 설명하기 참 어려웠다.


무슨 서점을 해서 돈을 번다고...

요즘 서점이 어디 있냐고.. 


그런 이야기가 나올게 뻔했기 때문에

최대한 쉽게 설명을 해야 했다.


거실 TV에 USB 연결해서 설명을 했다.

다행스럽게도 쉽게 이해해주시고 반대 없이 한 번 해보라고 응원(걱정과)을 해주셨다.


그렇게 서점 오픈 준비를 천천히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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