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십일페이지 Oct 06. 2016

퇴사 후 삶의 변화


#1.

퇴사 후 아침 풍경이 많이 바뀌었다.


아내가 출근하면 딸 하고 TV도 보고 책도 읽어주면서 뒹굴 거 린다.

그리고 가볍게 아침 챙겨주고 동네 산책을 나간다.


나무 구경도 하면서 산책도 하고

놀이터 가서 놀기도 하고

딸이 좋아하는 킥보드 타며 동네를 한 바퀴 돌기도 한다.



그리고 어린이집에 보내주고 집 청소나 빨래 정리 후 점심을 챙겨 먹고 12시~ 12시 반쯤 가게로 나간다.


어느 날 아침에 어린이집에 가니 담임 선생님이


요즘은 연재가 아빠를 많이 찾아요~
아빠 보고 싶다고 이야기도 많이 하고
아무래도 아빠가 요즘 많이 놀아주고 그래서 그런 것 같아요~


성공의 기준이 여러 가지가 있을 텐데

퇴사 후 첫 번째 성공은 딸과 아빠의 거리가 많이 좁혀진 게 아닐까~




#2.

초, 중, 고..

그리고 대학교

그리고 취업

직장인 10년 차


학창 시절엔 늘 공부할 시험 범위, 공부하는 방법

직장인 시절엔 일하는 방법, 해야 할 일

시키면 잘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공부와 일을 잘한 건 아니지만...)


영화 - 스트레스를 부르는 그 이름 직장상사 중


퇴사 후 창업을 준비하고 직접 운영하다 보니 가장 어려운 건 누가 나한테 뭘 시키지 않는다는 점이다.


누가 나한테 뭘 시키고 상황을 알려줘야 알려준 내용에 맞게 판단을 하고 그다음 실행에 옮기는데 그게 없다.


내가 알아서 상황 판단을 하고

내가 알아서 그에 따른 대응을 하고

내가 한 행동에 내가 책임을 진다.

동료가 있는 것도 아니고 나와 비슷한 상황에 누군가가 있지 않으니

어디 조언을 구할 곳도 없다.


아... 그동안 얼마나 나약하게 지내 온건가

고작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멘탈이 약해지고 아무것도 제대로 대응을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10대, 20대, 30대 초반을 보내면서 난 도대체 스스로 뭐하나 제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있었던 것인가?

그냥 상황에 따라 휩쓸려 (공부, 취업, 직장생활) 떠내려온 게 아닌가


한없이 약해질 때가 생긴다.

직장인 시절 자신감은 많이 사라진다.

울타리가 든든했을 때와

나 스스로 광야에 홀로 서서 세상과 싸울 때와

현실적인 느낌은 어마어마하다.


물론 이런 상황을 겪으면서 멘탈도 그리고 상황 극복 능력도 분명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더 많이 나 자신과 마주하고 싸워야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왜 서점인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