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완 댐으로부터 구한 이시스 신전
아스완 댐 건설로 수몰위기에 처한 누비아 지역의 대표적인 유적지, 필레 (Philae) 신전. 유네스코 세계문화로 등재되어 있는 누비아 유적 중 하나이다. 유네스코를 주축이 되어 댐 공사로 수몰될 뻔한 아부심벨 신전과 필레신전을 정교하게 잘라 원래 위치에서 위로 이동시켰다. 엄청난 작업이었으나 그 노력의 가치는 충분하다.
이집트 관광지도를 찾아보니 'PREEPICK'사이트에 아주 좋은 이미지가 있었다. 아래 지도처럼 크루즈를 타고 나일강을 따라 아부심벨에서 대신전, 소신전을 보고 아스완에서 필레신전을 돌아보았다. 아스완과 아부심벨은 누비아지역의 유적지로 수많은 유물들이 발견된 장소이다. 왕들의 계곡과 룩소를 거쳐 기자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를 관광하였다.
댐으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호수를 배를 타고 들어가는데 주변의 경관이 정말 멋지다. 지중해의 색상은 우리네 바다 색과 많이 다르다. 더 진하고 투명해서 바닷속이 들여다 보인다. 배의 엔진이 만들어내는 물보라가 진한 바다색과 어울려 장관이다. 사암들이 모여서 만든 섬 또한 눈을 즐겁게 한다.
필레신전은 이시스를 섬기는 신전이라 이시스 신전이라고도 불린다. 이집트 신인 '세트'가 '오시리스'의 시신들을 여러 토막으로 조각내어 뿌릴 때 그중 한 조각이 필라에 섬에 떨어졌다고 해서 이 신전이 있는 섬을 매우 신성한 장소로 여긴다. 필레신전은 프톨레마이오스 왕조 때 건축되었다. 이후 이집트를 지배한 로마도 필레 섬을 신성하게 보존하여 지금의 모습이 남아있을 수 있었다.
#5 [Glance At] 이집트 역사 https://brunch.co.kr/@5212e921bb5c4b8/6
고대 이집트 신전들 가운데 마지막까지 이시스 등 이집트 신들에게 제사를 지내던 신전이었으나, 기독교가 전파되면서 우상숭배를 금지했던 기독교도들이 필레 신전의 벽화와 유물들을 의도적으로 파손시켰다. 신전 정문의 벽화들이 이상하게 손상되어 의아했는데 기독교인들이 신들의 모습을 없애기 위해 조직적으로 파괴했다는 설명을 들으니 소름이 끼쳤다.
이집트의 마지막 파라오인 클레오파트라 이후 오스만 튀르크족과 로마의 지배를 받으면서 이슬람교와 기독교의 흔적들이 이집트 고대 유적지에 고스란히 남아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신전 벽과 기둥에 새겨진 이집트 기독교 '콥트교'의 상징인 십자가는 쉽게 찾을 수 있다. 문화의 지배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이시스 신전 본건물(아래 사진)에는 이집트의 대적들의 머리를 잡은 채 곤봉으로 내려칠 준비를 하는 프톨레마이오스 12세 왕과 그를 바라보는 이시스가 서 있고, 그 옆에 호루스를 상징하는 매가 있다. 그 위로 두 개의 부조가 있다. 하나는 호루스와 네프티스에게 상이집트와 하이집트의 왕관을 선물하는 프톨레마이오스 12세의 부조, 나머지 하나는 이시스와 어린 호루스에게 향을 바치는 프톨레마이오스 12세의 부조이다
신전 이곳저곳을 가이드의 설명을 따라다니다 보니 시간이 훌쩍 흘러 버렸다. 신전 포토 스폿에서 아름다운 신전과 하늘을 배경으로 인생 세 컷을 찍고 내려왔다. 여행이란 게 역사의 흔적을 찾아다니며 현재를 떠나 현실을 잊는 것이 묘미이나, 남는 건 사진뿐인 것 같다. 인물사진을 잘 찍지 않는데 가이드의 열심 덕분에 남편과 인생샷도 남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