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모든 것에는 의미가 있다

파라오의 상징들

by Giving

벽화를 통해 만난 파라오


상이집트와 하이집트의 파라오

이집트 선왕조 시대에는 나일강의 상류를 상이집트(Upper Egypt)로, 넓게 펼쳐진 나일강 하류의 삼각주를 하이집트(Lower Egypt)로 불렀다.

보통 지도를 볼 때 위를 '상'이라고 하고 아래를 '하'라고 생각하다 보니 처음에는 혼돈되었지만 강물이 아래로 내려와 지중해로 흘러간다고 생각하니 하이집트의 이름을 기억하기가 쉬워졌다.


이집트는 하얀 왕관을 상징으로 하는 상이집트붉은 왕관이 상징인 하이집트로 나뉘어 있었는데 이를 선왕조라고 한다. 기원전 3150년에 나르메르 왕이 상하이집트를 통일하여 제1왕조를 세웠고 이때부터 초기왕조로 분류된다.

상하이집트를 통일하고 이를 상징하는 왕관인 프센트 (하얀 왕관과 붉은 왕관을 합한 왕관)를 사용했다.







파라오의 왕관들

신전과 벽화들을 보다 보면 파라오를 상징하는 다양한 왕관들을 볼 수 있다. 왕관마다 각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아래 그림)

상이집트를 상징하는 하얀 왕관(헤제트)과 하이집트를 상징하는 붉은 왕관(데슈레트), 제1왕조 이후 통일된 이집트를 상징하는 프센트를 볼 수 있다. 파란색 케프레쉬는 전쟁에 나갈 때 썼던 왕관이고, 투탕카멘 왕의 사진으로 익숙한 네메스는 두건형태의 왕관이다. 아테프는 깃털로 장식된 헤제트 모양의 모자였다. 신화에서 오시리스가 항상 쓰고 있는 모자가 바로 아테프인데 오시리스의 현신이라고도 여겨졌던 파라오들은 아테프를 쓰고 다니기도 했다.

https://namu.wiki/w/%ED%8C%8C%EB%9D%BC%EC%98%A4


사진들 속에서 파라오의 상징들을 찾아보니 나름 재미가 있었다.

대부분의 이집트 신전이나 무덤은, 상하이집트가 통일된 제1왕조 (초기 왕조) 이후에 건축된 신전들이다. 따라서 방문했던 유적 중에서 헤제트나 데슈레트는 찾을 수 없었다.


통일된 상하이집트의 상징 프센트 (Pschent)

(왼쪽부터)

아부심벨 대신전 벽화에 묘사된 프센트,

네페르타리 무덤 벽화에 있는 프센트,

에드푸 신전 (호루스 신전). 매의 얼굴을 한 호루스가 프센트를 쓰고 있다.

(에드푸 신전) 매의 형상을 한 호루스신에게 바쳐진 신전으로 프톨레미 2세에 의해 착공되어 약 180년간 지어졌다. 프센트를 쓰고 있는 호루스가 양쪽에 하나씩 조각되어 있다


전쟁이나 제사에 쓰던 케프레쉬 (Khepresh)

왼쪽부터 카르낙 신전 벽에 조각된 케프레쉬를 쓰고 있는 파라오와 투탕카멘 무덤 벽화에 그려진 케프레쉬를 볼 수 있다. 투탕카멘 무덤은 도굴군들의 피해가 가장 적어서 미라와 가장 많은 부장품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돌무덤과 벽화 역시 손상이 적어서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벽화에 아테프와 케프레쉬를 쓰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왼쪽) 카르낙 신전의 벽화 (가운데, 오른쪽) 투탕카멘 왕 무덤 벽화


투탕카멘왕의 상징인 네메스 (Nemes)

두건 형태의 네메스는 줄무늬가 들어간 머리장식으로 보통 고대 이집트 왕관이라고 하면 이를 가리킨다. 우리에게는 투탕카멘왕의 가면으로 잘 알려져 있다.

[ 네메스 ]
먼저 두건을 머리에 씌운 뒤 금속 테를 써서 고정한다.
사자 갈기처럼 두건을 양 갈래로 나누어 어깨에 늘어뜨린 다음 뒤쪽으로 흘러내린 부분은 따로 끈으로 묶어서 단정하게 마무리했다.
이마에는 황금 우라에우스 혹은 와제트와 네크베트를 박아 넣어서 포인트를 줬다.
역사가 최소 5,000년은 넘어가는 장식물. 수많은 파라오들이 애용하던 머리장식으로, 후기에는 프셴트를 위에 겹쳐 쓰는 경우도 많았다 https://namu.wiki/w/%EB%84%A4%EB%A9%94%EC%8A%A4


(아래 왼쪽부터)

18세 투탕카멘 왕의 미라를 발견했을 당시의 모습이다. 황금 마스크가 바로 네메스이다.

세 번째 사진은 왕가의 계곡에서 발견된 람세스 9세 무덤 벽화에 새겨져 있는 네메스이다.


네메스는 머리에 쓰는 두건형태를 가리키는 것으로 딱히 왕만 쓸 수 있는 왕관은 아닌 것 같다. 왕가의 계곡에 있는 람세스 4세 무덤에 들어갔을 때 벽화에 그려진 그림에 많은 사람들이 모두 네메스를 쓰고 있는 것을 보고 짐작할 수 있다. 신왕국 시대에는 많은 이들이 두건을 쓰고 다닌 것 같다.

제19왕조 메르넵타 왕의 무덤 벽화에서는 네메스를 쓰고 그 위로 아테프를 쓰고 있는 파라오와 매의 얼굴을 하고 있는 호루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왕가의 계곡에서 만난 (왼쪽) 람세스 4세 무덤 벽화와 (오른쪽) 메르넵타 무덤 벽화. 파라오가 네메스를 쓰고 그 위에는 아테프를 썼다


오시리스의 상징인 아테프 (Atef)

왕들의 무덤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신이 바로 오시리스이다. 오시리스풍요, 농업, 내세, 부활, 생명, 초목의 신이며 죽은 사람을 다시 깨운다고 믿어 사후세계의 신으로 불렸다. 손에는 상징물인 갈고리(네카카)와 도리깨를 들고 있다. 파라오는 오시리스의 화신으로 받들어져서 무덤 벽화에 아테프를 쓰고 있는 파라오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왼쪽부터 두 그림은 네페르타리 무덤 벽화로서 화려한 색채로 그려진 오시리스가 쓰고 있는 것이 깃털로 장식된 아테프이다. 마지막 벽화는 투탕카멘 무덤 벽화에 그려진 아테프이다.

(왼쪽, 가운데) 네페르타리 무덤 벽화 (오른쪽) 투탕카멘 왕의 무덤 벽화


왕이 쓰고 있는 다양한 모양의 왕관은 대부분 신들과 하나 됨을 의미하는 것으로 절대적인 권력과 왕권을 신들로부터 부여받았음을 강조하고 있다. 거대한 석상과 피라미드, 신들을 모시는 신전들을 건축하려면 엄청난 노동력이 필요하고 이를 가능하게 했던 파라오들의 권력. 이러한 권력은 신들과 파라오는 하나라는 정의가 성립되지 않으면 유지되기 어려웠을 것이다.

모든 것에는 의미가 있나니.... 사진 속 벽화들을 다시 읽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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