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우 단편선 2화
우리 집은 18층에 위치하고 있다. 내려다 보면 이외로 지상과 가깝다. 그래서 뛰어내릴 생각도 한 번 해본 적 있다. 죽고 싶다는 생각만으로는 꽤나 힘들다고 생각한다. 죽고 싶다고 생각하면 살고 싶다는 생각이 반작용으로 든다. 난 그래서 어릴 적 순수함을 생각한다. 그러면 마음이 가벼워지고 홀가분해져 생각이 전환된다.
이런 말들을 뱉으면 내가 뭔가 있어 보일까? 그걸 실험해본 적도 있다. 물론 그 친구들은 진절머리 난 상태로 내 말은 귓등으로 들었다. "애초에 그런 생각을 왜 하냐?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난 빈곤 포르노를 찍고 싶어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러므로 내가 왜 순수함을 쫓는지, 그리고 뭔 삶이 있었는지 주저리 주저리 말하고 싶지는 않다. 그저 내 생각만을 말하자면, 나는 내가 왜 사는 지 이유를 모르겠다. 시시껄렁한 이유라도 붙여지면 살아갈 이유가 있겠다야 나는 최근에 부모님과 다투면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 날 왜 낳았어? 무책임하든, 책임을 지든 우리는 세상에 자유의지가 없이 태어난다. 그러면서 자유의지에 대해 토론하는 게, 참 웃긴 노릇이다. 그러면서 공부니 뭐니 잘 살아가야 하고 부모는 자식을 잘 살아가게 하려고 열심히 한다는 데, 그건 이기심이라 생각한다...
내가 꼬였다고 스스로 생각한다. 난 낳아짐에 대해 토론하고 싶어 입이 미칠 지경이다. 그런데 주위엔 대가리가 텅 비었거나 되려 나에게 불만만 쏘아대는 얼간이 밖에 없다. 그래서 난 강제로라도 순수함이라는 인위적인, 느끼지도 않았을 감정을 억지로 생각하며 저 18층 아래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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