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으면서 무엇보다 나에게 하는 충고인 것 같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어떤 일을 시작하는 데에 있어서 열정은 누구 못지않게 항상 끓어 넘친다고 자부한다. 그 기간이 100일 정도는 유지된다. 하지만 문제는 그 열정이 빨리 식어버리다는 것이다. 내 끈기의 기간은 100일 이상을 넘기기가 쉽지 않다는 말이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열정을 가지고 일을 시작하는 것조차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내가 어떤 일을 시작해 보겠다는 말을 하면 이렇게들 얘기한다.
"그런 걸 시도하려는 것 자체가 신기한 대요!"
그들 입장에서는 가만히 있지 않고 무언가를 해보려는 내가 좀 색다르게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나 조차도 새로운 일을 벌이려고 하는 나 자신이 남과는 달라 한 번씩 놀랄 때가 있기는 하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황을 견디지 못하는 성향 탓일 수도 있을 것이다. 바쁜 상황을 차라리 즐기지언정, 일명 '멍 때리기'라고 하는, 멍하니 있는 시간은 도저히 견딜 수가 없다. 그런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진절머리 쳐질 정도로 싫어져서 얼른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는 한다.
그렇게 무엇이든 시도해 보려는 노력은 높이 살 수 있겠지만 그와는 별개로, 문제는 처음의 열정이 오래가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열정 속에서 한 결심이 영원할 수 있다면 참 좋을 텐데, 그 기간이 누구보다 빨리 식는다는 점이 나의 가장 큰 단점이라는 데에는 두 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이다.
시작한 운동만 해도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 것이 벨리댄스, 수영, 헬스, 자전거 타기 등등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런 운동들이 단 시간에 몸에 확연하게 드러나는 성과가 있는 것이 아닌지라 100일을 넘기기 힘들었다. '너무 피곤해', '아무리 연습해도 자세가 안 나와.' 등의 더 이상 유지하지 못할 핑곗거리만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지금까지 뭐 하나 특별하게 잘하는 특기가 없다.
성공을 그렇게도 갈망하는 하는 사람이면서도 성공의 필수요건인 끈기를 갖추지 못한 것이다.
이처럼 끈기가 부족한 나에게, 한 가지 진리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것은 바로 이 말이다.
'낙숫물이 바위 뚫는다.'
단 한 번의 세찬 폭우가 아니라, 매일매일 떨어지는 작은 물방울이 결국 단단한 바위까지도 뚫을 수 있다는 말이다. 우리 삶에서도 이와 마찬가지다. 한 순간의 열정만으로는 부족하다. 매일의 작은 시도와 반복이 모인다면 그것이 사소한 일일지라도 큰 성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지금 매일 조금씩 쓰고 있는 이 글들도 마찬가지라 생각된다. 오늘의 몇 줄이 쌓이면 한 단원이 되고, 그 단원들이 모이면 결국 한 권의 책이 될 수 있다.
벚꽃은 한겨울에 피지 않는다. 벚꽃이 피는 데는 반드시 기다림의 계절이 필요하다. 아무리 꽃을 보고 싶어도 나무는 매서운 겨울의 찬 바람을 견디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준비를 한다. 그 과정을 견디고 나서야 비로소 봄에 화려한 꽃을 피울 수 있는 것이다. 그날이 오기를 마음 편히 먹고 기다리다 보면 생각도 못한 사이에 어느새 봄은 와 있고 벚꽃은 피게 된다.
우리의 삶도 이와 같다. 지금 당장 성과가 나지 않는다고 해도 바로 포기하지 않는 것, 그것이 결국 나에게 주어진 인생 최대의 과제라 생각된다.
무엇이든 꾸준히 한다는 건 참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성공은 타고난 재능만이 아니라 열정과 끈기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기에, 오늘도 나는 작은 물방울을 떨어뜨려 본다. 언젠가는 그 물방울이 내 삶의 바위를 뚫을 것이라고 믿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