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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르셔 꽤 Oct 06. 2020

오늘 기필코 칼퇴합니다

외로운 나를 위해

      

집에 아무도 없거든요.

아이들과 남편이 여행을 갔어요.      



잠시나마

제 로망인 독거중년이 되어 보겠습니다.     

    

 

나와 오붓한 시간을 보내려고 해요.

적막하고 호젓한 공간을 만끽하겠습니다.      


저녁과 밤이 너무 짧은 게 흠이네요.

‘살면서 꼭 한 번은 해봐야지’하고 결심했던 무단결근을 오늘 했었어야 했네요.

그랬으면 고독을 더 오래 영접할 수 있었을 텐데요.      

      

아니에요. 후회 따위에 시간을 쓸 수는 없어요.

충분히 게으르고, 더없이 알차게 남은 오늘을 사랑하겠습니다.         



  

남편과 아이들을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독거중년에 대한 아쉬움이 있을 뿐입니다.      


때 되면 취직하고 결혼하고 애 낳으라고

등 떠미는 무엇 때문에

엉겁결에 이 길에 들어서서

노빠꾸의 삶을 사는 것이 버거웠어요.      



     

오늘은 눈누난나 즐겁게


마음만은 빠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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