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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심 Apr 01. 2024

8. 일: 없으면 괴롭고 있어도 괴로운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스트레스원에 노출됩니다. 스트레스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다양한 스트레스원들을 중요한 범주별로 정리해서 제시하곤 합니다. 여기에는 일과 관계, 건강, 기타 물리적 환경 등이 포함되지요. 이번 시간에는 일과 관련된 스트레스원에 대해 살펴볼까 합니다.  



이 영역의 스트레스원은 단순히 일을 하면서 경험하는 스트레스원만 포함하는 것이 아닙니다. 일을 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이나 먹고 사는 것과 관련된 다양한 스트레스원을 모두 포함합니다. 학업이나 취업 관련 스트레스원도 여기에 포함될 수 있겠지요. 여러분이 공부하는 학생이거나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에 있다면, 여러분의 몸에서는 이미 스트레스 반응이 시작되었을 겁니다. 


더 나은 교육을 받기 위해 공부를 하는 과정이나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은 몹시 고됩니다. 공부 및 취업준비 과정에서 수행해야 하는 다양한 과제들이 주는 스트레스는 가장 기본적인 스트레스이지요. 옆에 앉아 있는 잠재적 경쟁자가 나보다 더 잘 될것 같다는 모호하지만 위협적인 생각과 끊임없이 씨름해야 하는 것이나, 틈만 나면 의식을 채우는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을 의식 아래로 꽉꽉 눌러 넣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어느 것 하나 수월한 것이 없습니다. 그렇게 아슬아슬하게 중요한 관문까지 가면, 그동안의 수고와 노력을 모두 먼지로 만들어 버리는 듯한 '실패'의 고통을 맛보게 될지도 모릅니다.  





여러분이 취업에 성공하여 직장을 다닌다면, 또 다른 유형의 스트레스원이 여러분을 찾아올 겁니다. 주요 업무관련 스트레스 정도를 생각했다면 오산입니다. 이런 일을 하겠지, 하고 예상했던 업무를 배우는 과정에서 겪는 스트레스는 사실 여러분을 괴롭히는 가장 큰 스트레스가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복병은 늘 숨어있습니다. 예컨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불필요해 보이고 해도 티가 안 날뿐더러 잘 해도 혼나고 못 해도 혼나는 그런 업무가 여러분을 찾아올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여러분은 이전에 본 적도 없고 상상한 적도 없는 다양한 인간이 여러분의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예상하지 못한 자극을 안겨준다는 것을 알게 될 겁니다. 물론 좋은 자극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충격적이고 불쾌한 자극도 있습니다. 이 모든 새로운 자극이 스트레스원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취업이나 직장생활과 관련된 스트레스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실직으로 인한 스트레스입니다. 우리는 앞서 슬픔의 감정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중요한 무언가를 잃었을 때 느끼는 감정이지요. 직업은 소중합니다. 경제적 안정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측면에서 소중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소중하지요. 사회의 일원으로서 맡은 바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인식을 준다는 측면에서도 가치가 있습니다. 이처럼 소중한 직업을 잃는 것입니다. 삶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요소가 사라지는 것이지요. 이러한 상실이 스트레스를 유발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일 겁니다. 오랜 시간 동안 몸담으면서 생의 상당 부분을 함께 했던 직업이라면 그 영향이 더욱 크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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