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군화, 끈을 매란다
아빠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사내 자식이 그 나이 먹고 신발끈을 못 묶어?'
축구를 하고 돌아오면서
신발끈을 묶을 줄 몰랐던 나는 질질 끌며 나왔다.
왼쪽 군화를 단단히 맸을 때 또-
'공부 잘하고 와'
등교 전 늘 듣고 싶지 않았던 말들 중 하나를 내뱉던 그의 목소리
이제 남자는 말없이 21살 아들의 신발끈을 묶어준다
어떠한 말없이 그저 웃으면서 매준다
내 신발끈 매듭은 마음이 올곧지 않은지 하루아침에 풀어지고
남자의 신발끈 매듭은 버리기 전까지 굳세게 묶여있다
군화의 신발끈을 모두 묶었을 땐
아빠란 흑단 나무와도 같은 단단한 남자의
아들을 조금은 강하게 키우려는 연약한 남자의
군화의 끈을 맬 때면 그의 목소리가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