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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하느라 수고했다...

-나의 사랑이 되어 줄 보금자리-

by 불곰 엄마

이젠 평생 살 지도 모를 집에 이사를 하고 그 이삿짐을 다시 내가 원하는 위치로 이동 시키면서 퇴근 후 바쁜 일상을 보낸 한 주 였다.

성격 급한 탓에 큰 짐들은 각기 제 자리를 찾았고 눈에 거슬리는 자잘한 것들만 하나 하나 처리해 나갔다.

어찌하면 편리하게 수납할지 또 예쁘게 꾸며볼지 컨셉을 어떻게 잡을지 고민하면서 만들어 갔다... 내 집이라 더 애착이 생겨서 그런가?? 예전엔 대충 넘어갔던 것들도 이젠 작은 것 하나까지 내 손을 거쳐 나가며 눈에 띄진 않지만 조금씩 변화되어가는 집이 눈에 들어왔다.

내 방은 레몬색에 밝은 노랑을 포인트로 주려고 바닥에 노란 러그를 깔고 노란 체크가 들어간 커텐도 예쁘게 달고 왕관 모양의 쿠션으로 침대 위에 포인트를 주고.... 나중엔 노란색의 예쁜 소품이 있으면 사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잠시 행복을 꿈꾸고 있었다.

또 거실에는 초록색이 생기를 주면서 풍수에 좋은 색이라고 어디서 본 적이 있어서. 초록색이 있는 쇼파 쿠션도 구입해서 오늘 커버를 아침에 빨고 왔다.

이사하느라 많은 돈이 들었지만 지금 아니면 나중에 못 하고 못 살 것 같은 것들을 과감하게

사고 처리했다.

먼지가 덕지 덕지 있는 오래된 방충망과 복도식 아파트라 문 열고 환기 할 때 벌레가 들어올까봐 현관 방충망도 제작하면서 열심히 일하시는 사장님한테 음료 드리는 내 모습이 집주인 된 나의 모습을 다시 한번 상기 시키기도 했다... 내 집이 아니면 절대 하지 않을 현관방충망이니까...^^

내일은 거실 창문에 뿌옇게 된 물 때... 이건 무슨 짓을 해도 안 닦여서 포기했는데 도저히 고층에서 보는 산 뷰를 포기할 수 가 없어 창문 청소를 신청했다.

내 돈들여 창문 청소를 하다니...근데 좋은 뷰를 뿌연 창문으로 보자니 아까워서 거금을 들여 할 수 밖에 없었다. 투명한 창으로 바라 보는 풍경.... 너무 멋지지 않나???


폴딩도어로 된 베란다에 예쁜 조명과 테이블을 놓고 오전엔 차를 마시고 저녁엔 하이볼 한잔 만들어 분위기 내는 상상을 하면서 오늘 하루도 손에 장갑을 끼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


남들이 보기엔 오래된 구축 아파트가 그리 좋으냐고 묻고 싶겠지만, 구축이여도 제대로 갖춰진 아파트에 사는게 첨인 나는 그저 행복할 수 밖에 없다.


나이 오십 다 되어서 얻은 귀한 집이다. 그리고 누구의 도움 없이 내 손으로 일군 집이다.

그저 아이들과 함께 오래 행복하게 살면 더 바랄 것 없는 나의 작지만 큰 소망은 이 집으로 인해 발돋음을 한 것이다.


회사에서 스트레스 받고 와도 집에선 힐링하는 삶.... 인생 뭐 있나....


작은 것에도 감사해하며 살아가면 삶 자체가 감사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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