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과 같은 감동을 주지 못하는 맛집, 초심에 대해
결혼 전 명절에는 오랜만에 지인들과 만나 안부를 묻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었다. 친구 중 믿을 놈 하나 없지만 그건 나도 마찬가지라 만나서 웃고 떠들고 즐기는 바보들끼리 노는 시간이다. 만나서 밤새 놀고 누가 더 수명을 단축하나 경쟁이라도 하듯 놀곤 했다. 결혼 후에는 자유는 없다. 유부남의 명절은 우리 집과 아내 집을 왔다 갔다 해야 하고 아이 둘도 잘 돌봐야 하는 일을 해야 하는 연휴가 된다.
명절 전날은 휴가를 쓰거나 재택을 해도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 출근한 이유는 명절 전에 친한 지인을 만나 잘 지내세요? 저는 잘 지냅니다. 허허 사람 사는 게 다 그렇죠. 하면서 서로의 안부를 묻기 위해서이다. 바쁜 일상에 일 년에 직접 만날 수 있는 사람, 나와 만나는 사람에게는 특별한 경험과 대화를 나누고 싶은 것은 욕심이다.
성공한 미식가 친구에게 맛집에 대해 추천을 자주 받아 정말 맛있는 메뉴를 고르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다. 몇 번 같이 갔던 맛집들은 너무도 만족스러웠기에 좋은 사람을 데려가서 함께 맛있는 음식과 술잔을 기울이며 안부를 붇는 것은 소소한 일상 중에서 행복이다. 가끔 누리면 좋다.
상대방과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대접을 한다는 기분이 들고 젓가락질 한 점에 서로 즐거운 경험을 하기에 게임과 같다. 나만 알고 싶던 맛집이 유명해져서 새로운 규칙이 생긴 것은 그리 유쾌한 경험은 아니다. 최소 일주일 전에 예약을 하고 4인 이상만 가능하며 2명은 취소 자리가 발생해야 들어갈 수 있다는 새로운 규칙에 어색함이 느껴졌다. 편하게 방문하던 맛집이 4인이 아니면 먹을 수 없는 음식이 된 것이다.
친한 친구가 성공한 미식가여서 맛집에 대해서 추천도 자주 받고 그 덕에 메뉴를 고르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다. 몇 번 갔던 맛집은 너무도 만족스러웠기에 좋은 사람을 데려가서 함께 맛있는 음식과 술잔을 기울이며 안부를 묻는 것은 소소한 일상에서 누리고 싶었다. 대접한다는 기분이 들고 기분 좋은 오락이지만 나만 알고 싶던 맛집이 유명해져서 새로운 규칙이 생긴 것은 그리 유쾌하지 않았다.
최소 일주일 전에 예약을 해주고 4인 이상 예약을 해야 하며 2인은 취소 자리가 발생해야 들어갈 수 있다는 주인아저씨의 다소 강압적인 말투에 내가 알던 그 음식점이 맞나 싶었다. 4인이 아니면 먹을 수 없는 음식이 된 것이다. 양 고기인데 음식 자체가 취향 타기도 하기에 음식을 먹고 싶어서 사람을 만나야 하는 억지스러움까지 감내할 생각은 없다.
그지역은 맛집의 불모지라서 자리가 있기를 희망하며 무작정 찾아가서 기다릴 수많은 없다. 한 끼의 추억이 소중한데 아무거나 먹을 수 없는 법이다. 규칙이 만들어진 이유가 있겠지만 음식점은 맛도 중요하지만 불편하게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결국 마땅한 장소가 없어서 강남에서 만나기로 했다. 주인의 응대에 삐지고 토라졌기 때문에 당분간 그 집은 가지 않을 것 같다. 솔직한 감정이다.
한국에서 먹을 수 없던 신선한 식감과 부드러운 맛에 나름 맛집을 많이 다녔다고 생각하던 나로서는 충격이라 동선이 꼬이더라도 그 맛이 생각날 때면 방문하고는 했다. 그때는 지금 보다 유명하지 않았고 다소 낯선 음식과 나름 비싼 가격에 손님이 많지 않던 기억이 있다. 18년 동안 초심을 유지할 수는 없겠지만 말은 아 다르고 어 다르다.
누군가는 그것은 식당의 정책이고 파는 사람 마음이지라고 할 수 있지만 같은 말이라도 2인 이하는 오셔서 기다리시면 자리 나는 대로 안내드릴게요라는 말이랑 4인 테이블이 예약이 취소되거나 오지 않는 경우에만 입장이 가능하다는 말은 분명 듣는 사람 입장에서 기분이 달라질 수 있는 말이다.
접근성이 좋은 위치가 아니고 한번 방문할 때 마음먹고 가야 하는 수고스러움을 안고 가는데 먹질 못하고 헛 걸음으로 돌아가는 것만큼 허무한 것은 없고, 그 동네는 그 음식점을 제외하고 사막의 불모지와 같이 먹을 만한 곳이 없다.
식당은 아무 잘못이 없을 수 있고 내 마음이 삐뚤어져 있을 수 있고 식당 주인장 마음이라 잘못되었다고 할 수 없지만 초심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초심을 잃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 생각하며, 초심을 잃는 원인은 반복되고 변화가 없는 일상의 지루함에 처음에 세웠던 목표와 노력이 차츰 무너지는 것이다. 게다가 자신만의 고집과 뚝심으로 성공 가도에 올랐다면 자만심에 빠져 초심을 잃기 쉽다.
그런 의미에서 세계 최대 커피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가 음료 제조법에서 매장 구조까지 사업의 거의 모든 부분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것을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프랜차이즈도 생존하기 위해 초심을 찾는데, 아직 성공하지도 못한 내가 초심을 잃는 것은 그야말로 사치가 아닐지 생각해 본다.
스타벅스는 최근에도 부실 샌드위치, 노동자들에 대한 처우, 서머 굿즈 등의 논란으로 이미지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초심을 잃어 망한 기업도 엄청나게 많은데 초심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쌀쌀해지는 겨울도 이제 가고 있고 벌써 2월이다. 1월 1일 아침에 했던 운동 해야지, 영어 해야지 등의 마음가짐은 벌써 사라지고 있다. 날마다 새로운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지는 못하지만 익숙함에 그 자리에 머물고 있다. 나의 안락함에 속아 초심을 잃어버리지 말자는 다짐을 해본다. 길이 막혔다면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이다. 초심이라.. 나에게 처음의 마음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