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이 어디 갔나요!? 계절은 손으로 잡으려 해도 잡히지 않네요.
출처 - 픽사베이
눈을 잠깐 감았다 떴을 뿐인데 벌써 한 달이 사라졌다. 물론 1월에 상당히 많은 일을 했다. 하기 싫은 많은 회사 일을 했다. 회사 일을 즐기기에는 여러 가지 활동들이 아쉽다. 회사에서도 또 다른 많은 기회를 얻었지만 인생의 바라는 결과를 그려볼 때 최종적으로 추구하는 삶은 아니다.
잠을 줄여서 하는 일이 고작(?) 회사 일이라는 사실이 슬프기도 하면서 이 길이 맞는지 확신을 갖지 못하고 의심이 든다. 책을 읽거나 글을 쓰면서 세상이라는 돛단배에 경험과 지식이라는 노를 젓고 파라다이스를 찾아가는 일이 즐겁다. 좋아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본업이 삶에 침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회사원치고는 조금 불순한 생각인 듯 하지만 다닐 만큼 다녔고 치열하게 일해서 여기가 한계다 할 정도로 최선을 다해봤다. 노력이 보상으로 돌아오는 것이라고 순진하게 믿지 않지만 적어도 나에게 부끄럽지 않다. 회사를 위해서 일하기보다는 사소한 일이라도 최선을 다했다는 경험이 쌓이면 그 경험을 토대로 단단한 자아를 형성할 수 있다.
한국에서 일은 은퇴할 때가 되면 인간관계도 그동안 쌓은 경력도 신기루처럼 사라진다. 열심히 달렸더니 마음속에 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커 우울하다면 텅 빈 가슴을 무엇으로 채울 수 있을까? 은퇴 후에도 즐거운 일은 미리미리 찾아두자. 언제나 느끼지만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면 빛의 속도로 지나가 버린다. 이 과정을 준비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은 나중의 삶이 달라진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면 엔딩이 있지만 우리 삶의 엔딩은 아직 멀었다.
이제 2월이다. 최근 찾아온 한파에 날씨도 마음도 얼음이 얼어 단단하다. 언제까지 추워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오늘도 칙칙한 외투를 걸치고 출근한다. 역까지 걸어가는 길에 단단히 얼어서 언제부터 존재하는지 알 수 없는 그 얼음 덩어리는 아직 그대로이다. 새해가 되었지만 회사에서 중요한 연구를 맡게 되었다는 것 외에 달라지는 것은 없었고 내 마음도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아직 예열 중인데 이렇게 액셀을 밟는 것은 힘들다. 봄의 기운이 아직 까지는 느껴지지 않는다. 보름 정도 지나면 온기를 느낄 수 있을까? 매년 반복되는 봄이지만 너무 두꺼운 옷이 아닌 얇은 옷차림으로 돌아다닐 수 있는 평온한 계절이 좋다. 많이 걸을 수 있는 계절을 기다린다.
출근을 하고 나서야 해가 뜬다. 조그마한 쉴 수 있는 공간에 커피 한잔과 창 밖을 본다. 한강에 얼음이 얼지 않았지만 앙상한 나무들은 봄을 알려줄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번 한 달을 잘 보내면 3월이 된다. 겨울에서 봄을 애타게 기다리는 이유는 추위를 견디기 힘들기 때문이다. 사람은 어쩜 이리 간사한지 더운 것도 싫고 추운 것도 싫다. 참을성이 없는 아이들처럼 쉽게 툴툴댄다. 어른이 되니 응석을 받아줄 수 있는 사람이 없어 이내 아쉽다. 집에서 외투를 입고 몸을 벌벌 떤다. 추위만큼 싫은 것은 건조해져 갈라진 피부다. 모진 한파는 거친 손과 발이 되어 그 누구도 안아줄 수 없는 메마른 사람으로 보인다. 내일은 덜 춥겠지. 주말은 괜찮을 거야.
소풍을 앞두고 창가에 날씨 인형을 매달아 해가 뜨길 기도하는 어린애의 모습이다. 바지락과 쑥, 냉이를 잔뜩 넣은 팔팔 끓인 된장찌개가 그립다. 입천장이 데어도 뜨끈하게 속을 달래주고 싶다. 나에게 봄을 기다리는 이유는 꽃이 피면 사랑하는 가족들과 추억을 쌓을 수 있어서다.
새싹이 고개를 들어 파릇파릇 해질 때 아이들은 뛰어놀며 그 새싹을 손으로 만지고 “이건 뭐예요?” 연신 물어본다. 함께 걸었던 벚꽃이 피는 봄이 그립다. 생각해 보면 사람은 우습다. 매번 반복되는 봄, 여름, 가을, 겨울에 감정을 이입한다. 날씨도 그렇다. 해가 뜨면 기분이 좋아지고 비가 오면 우울해진다. 봄과 여름이 언제부터 활력이 되었는지, 가을과 겨울이 앙상하고 칙칙해졌는지 모르겠다. 사계절이 존재한다는 것은 어쩌면 풍부한 감정을 느끼라고 내려준 하늘의 선물이라고 믿는다. 계절과 날씨를 보고 드는 감정은 지금의 상태를 잘 나타내기에 계절에 집중하지 말고 감정에 집중해야겠다. 당신이 봄을 기다린다면 어떤 마음으로 기다리는지 알려주기를 바란다.
P.S 사람들의 우울한 감정은 봄과 겨울에 증상이 심해진다고 한다. 계절성 우울증이라는 녀석인데 의학계에서는 우울증 자체가 계절성 변화에 따라 일조량과 관련하여 혈중 비타민 D의 농도가 떨어져서 그런 것이라는 가설을 주장해 왔다. 실제 연구에서도 비타민 D는 과학적 기전에 따라 우울한 감정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햇빛을 받지 못해 우울하다면 비타민 D라도 먹으면 좋겠다. 비타민 D 바이럴(Viral)은 아니고 메타분석을 통해서 이점이 있다고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