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그래서 언제 이긴다는 말입니까!?
이왕 들어왔으니까 어떻게든 버텨봐라. 여긴 버티는 게 이기는 데야. 버틴다는 건 어떻게든 완생으로 나아간다는 거니까 - 미생 오과장 명대사
오늘도 버텨낸 당신에게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당신의 인내를 응원합니다.
하루의 고단함은 일상 속에서 옵니다. 감당하기 힘든 많은 업무가 우리를 반기죠. 한 달을 꼬박 버티니 많은 업무에 비해 턱없이 적은 월급이 들어옵니다. 그것도 그냥 스쳐 지나갑니다. 직장 상사라는 말은 누가 만들었는지 듣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집니다.
자기보다 벼슬이나 지위가 위인 사람은 왜 항상 나쁘기만 하는지 속이 불편해옵니다. 윗사람과의 불화, 믿을 수 없는 동료, 무능하고 제 멋대로 행동하는 아랫사람 모두 하루를 고단하게 만듭니다. 우리 주변에는 발걸음을 무겁게 만드는 수없이 많은 요소들이 있지요. 우리는 일을 하고 있지만 그 속에서 꿈꾸던 모습과 현실이 다름에 괴로워 합니다. 오늘 하루도 인내 하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들이 얼굴을 마주하고 일을 하고, 밥을 같이 먹습니다. 서로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새까만 속내를 숨기고 겉으로 좋아하는 척을 하지요. 뒤로는 마른 오징어를 씹듯 다시는 안볼 사람처럼 흠을 찾아내어 헐뜯기도 하고, 한시도 같은 공간에 있기 싫은 사람과 꼬박 반나절을 보냅니다.
어떻게 버티면 되겠지 하면서 얼마 전 퇴사한 사람이 밖은 지옥이라는 말을 합니다. 곱씹어봅니다. 가끔 회사를 옮기지 않겠냐는 스카우트 제의에 새로운 회사의 설렘을 기대하지만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무엇인가 즐거우면서도 매일 설레는 일을 기대합니다. 그 하루가 나에게도 오길 바라며 매일이 설렌다면 좋겠습니다.
버티기 쉽지 않은 사회입니다. 무한 경쟁 시키는 사회의 시스템과 구성원들에 대한 부당한 대우를 하곤 합니다.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 때로는 불면증으로 잠들기 힘들어 수면제를 복용하는 사람들, 자다 깨기를 반복하거나, 새벽녘에 일어나 시계를 보고 다시 사회로 나아가기 싫어 몸서리치며 잠을 설치기도 합니다. 괜찮아요. 누구나 다 똑같습니다. 일요일 저녁만 되면 불쾌한 감정에 시달립니다.
갑자기 스스로를 둘러싼 문제가 하나둘 떠오르기도 합니다. 일을 잘하지 못한 건 당신에게 문제가 있기 때문은 아닙니다. 사회는 그저 당신에게 문제가 있음을 알아차리라고 합니다. 당신은 못나지 않았습니다. 당신이 조금 더 괜찮은 사람이라면 좋겠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당신은 충분히 괜찮은 사람입니다. 그런 생각에 괴로움에 빠져 잠들지 못하는 밤을 보내지 마세요. 우리에게 화살을 돌리는 것은 의미 없는 일입니다.
어렸을 때 우리의 꿈과 희망은 우리 삶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좋은 대학에 가면 인생이 바뀔 거야. 지금은 힘들지만 공부를 열심히 하면 취업이 잘 될 거야. 최선을 다하면 좋은 대우를 받고 남들에게 인정받을 거야. 모두가 이름만 들면 아는 그 회사에 들어가면 성공할 수 있을 거야. 그래요. 누군가 그것을 성공이라고 부를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 버텨낸 당신은 버티는 것으로 충분히 훌륭합니다.
때때로 문제의 원인에 대해 스스로를 자책하거나 비난하고 반성으로 이겨내려고 하지 마세요. 다른 사람을 조종할 수 없어 "나"는 어떻게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내"가 변하면 문제가 사라지고 일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간다고 너무 믿지 마세요.
우리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면 좋겠지만, 일이 잘 풀리지 않아도 나를 바라보고 지지해야 하는 존재도 "나"에요. 죄를 묻듯 스스로를 몰아 붙인다면 무엇이 원인인지 알 수 없습니다. 버티고 버텨 나이 들어가는 모습과 하나둘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는 것도 충분히 가치 있습니다.
때론 좌절하게 될지라도 집착하거나 정도를 넘지 마세요. "나"의 잘못이나 문제는 그냥 잠깐 위로하고 다른 사람의 지지를 얻으면 됩니다. 다른 사람의 지지가 없으면 또 어떤가요? "내" 스스로 지지하면 되지요. 그 속에서 슬픔과 좌절은 자연스럽게 흘러갈 겁니다. 사랑하세요. 어떤 상황에도 자신을 사랑하세요. 위로는 나에게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마음을 내려놓으세요.
확신을 하지 못해도 좋아요. 그냥 버티는 거에요. 불안하고 답답하고 왜 그렇게 사냐고 해도 버티면 뭐라도 되겠죠. 고된 하루의 끝에 혼자 술을 한 잔 마시고, 운동을 하고, 명상을 해도 기분이 나아지지 않아도 괜찮아요. 쉽게 기분이 나아진다면 또 쉽게 기분이 가라앉으니까요. 언젠가 훌훌 털어낼 수 있어요.
쉽게 떠나는 사회에서 버티는 당신은 멋있습니다. 오랜만에 서점에 방문했습니다. 회사를 그만두는 책들과 정보가 많았습니다. 인터넷에도 퇴직하고 퇴직금을 많이 받는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시중 은행에서 꽤 많은 인원이 희망 퇴직을 했고 한 사람 당 6억 원에서 7억 원을 챙겼다는 소식에 부럽기도 합니다. 자발적으로 떠남을 강요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가슴속에 사표를 넣어두고 다닌다고 하지만 지나친 퇴직 정보에 나만 유목민처럼 살지 않고 오랫동안 정착하지 않나 생각도 듭니다. 젊은 친구들은 회사에 들어오고 3년 안에 그만둘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많이 사라지죠. 개인의 선택이지만 3년을 다녔다는 것은 꽤 잘 버텼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억울하고 답답하고 도저히 버티기 힘든 부조리를 견디라는 말은 아닙니다. 그런 곳은 빠른 탈출이 정답입니다.
나의 처음 3년을 생각해봅니다. 가족을 지키겠다는 생각 뿐이었습니다.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없습니다. 회사와 호흡을 맞추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신기하게도 훈련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스스로의 성장에 필요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참기 힘든 상황도 아무렇지도 않게 참아내면 당신은 멋진 사람이 될 수 있어요. 그냥 참을 수 있을 정도로 참고 못 참겠으면 조금 비워내고 그러다 다시 참고를 반복하다 보면 언젠가 이기는 날도 오겠지요. 저도 그날이 오기를 기다려봅니다.
P.S 인내는 당연하지 않습니다. 미덕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참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누군가 참는 것은 불필요한 일이며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할지도 모르겠어요. 마음이 비뚤어지기 전까지만 버텨보세요. 미생에서 완생으로 갈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