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손가락을 대하는 자세

아프냐.. 나도 아프다...

by 달빛소년

우리는 때로는 아픈 손가락을 자르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착각을 한다. 그것은 어쩌면 효율적인 인간으로 성장한 사람이 능력과 학벌을 내세워 손가락을 자르면 균형을 잃을 것이라는 점을 간과하거나 자신은 사회에서 낙오되지 않는다는 착각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entrepreneur-593378_960_720.jpg 출처 : 픽사베이


자유로운 해고, 그 뒤에 숨은 능력주의


자유로운 해고를 주장하는 사람은 해고가 필요 없는 사람이다.


초기의 사회에서 실적으로 줄을 세운다는 것은 그만큼 기회가 평등하다는 믿음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사회는 노력한 사람이 보상을 받아 조금 더 나은 삶을 사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그것을 본 누군가 동기부여가 되어 더 열심히 하고 오르고 올라 모두가 잘 먹고 잘 사는 그런 행복한 단 꿈을 꿨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능력"을 "성적"으로 착각하기 전에는 가능했다. 능력 있는 사람이 성공하고 돈을 더 많이 버는 것에 감춰진 불평등은 쉴 틈 없이 해고만 자유로우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달콤한 악마의 속삭임이다.

회사에서 직원을 관리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한국은 해고가 자유롭지 않다. 회사의 고민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인사를 관리할 때 저성과자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는 중요하다. 회사는 핵심 인재에 대해서 관리하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는 직원은 관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은 한국에서 해고가 어려운 환경이 반영되었다 생각한다.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동료와 이 문제에 대해서 가볍게(?) 대화를 했다. 아픈 손가락을 데리고 가야 한다는 의견과 아픈 손가락은 즉시 도려내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했다. 인간의 존엄성은 성과로 평가되지 못한다는 생각과 언젠가 나도 아픈 손가락이 될 수 있기에 품어줘야 한다고 했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인간을 대체한다고 해도 우리는 감정이 있는 인간으로 남아야 하며 매일 똑같은 성과를 낼 수 없는 것도 인간의 고유한 특성이다. 왜 우리는 근로자끼리 아웅다웅 서로를 평가하며 스스로 기계가 되려 하는가?


[해고가 어려운 한국]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등을 하지 못하게 되어있다. 해고 가능한 사유도 1)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2) 해고 회피 노력을 해야 한다. 쉽게 말해 회사가 기울기 전에 회사 자체를 팔거나, 다른 회사를 인수하거나, 회사끼리 합치는 정도의 경영상의 이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유를 통과해도 30일 전에 예고하고 해고 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한다. 표면적으로 어려운 것이 맞다. 어렵다고 했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 버스운전기사인데 면허가 취소되어 업무를 하지 못하는 극단적인 상황이나 저성과자, 회사의 문화를 해치는 등의 경우도 법원이 판단하기에 합리적으로 제도가 정비되어 있어야 가능하다.


[법을 초월한 해고]


부서 이동,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자발적(?)으로 나가게 하던걸요? 그래서 명예, 희망퇴직을 받거나, 일을 주지 않거나, 거주지와 상관없는 곳으로 발령을 한다. 실제로 부장을 해고하기 위해서 임원으로 승진시켜 계약직으로 전환 후 1년 후에 해고하는 경우도 봤다.


회사는 나쁜 쪽으로 천재성을 발휘한다. 휴가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한국식 기업문화에 휴가비를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제도로 만들었던 "연차휴가 사용촉진제도" 또한 이런 나쁜 천재성이 드러난다. 과중한 업무에 "휴가"를 내고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많이 발생했다. 회사원이 두려워하는 것은 해고다. 한국에서는 30대 중반이 넘어가면 신규 취업이 어렵다. 해고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굉장히 좋지 않다. 해고되었다는 사실을 주변에 알린다면 회사의 경영이 어려워서 어쩔 수 없는 상황에도 개인의 무능으로 몰아간다.


예를 들면, 회사가 어려워서 문을 닫았다. 이런 상황에 개인에게 왜 그런 회사를 들어갔냐고 질책한다. 그런, 이유가 아니라면 회사에서 얼마나 못했길래 잘렸냐! 이런 상황이다. 결국, 이직을 위한 잠깐의 휴식 외에는 다닐 때까지 다녀야 하는 존재다. 해고된 가장들이 재취업을 못해 가정이 무너지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이유도 이러한 개인에 책임을 돌리는 풍조도 책임이 있다. 잘릴 만해서 잘리지 않았나 그런 나쁜 생각들


[저성과자가 문제인가요!?]


솔직한 의견을 묻는다면 저성과자는 회사의 성장에 문제가 되는 것이 맞다. 성장한다는 것은 지금 현상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의미는 아니기 때문이다. 직원이 모두 최고의 성과를 내도 작년 매출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저성과자가 꽤 많이 있다면 그 자리에 주저앉는다.


그래서 대부분의 회사는 인사 평가를 통해서 관리한다. 직원의 일 년 성과를 평가하여 S, A, B, C, D 등의 알파벳으로 평가한다. 여기에 +,- 가 붙긴 하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면 C나 D가 된다. 팀장이 생각하는 저성과자는 아마도 1) 근무태도가 불량하거나 2) 맡은 일을 기한 내 끝내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저성과자를 그대로 두면 일 좀 하는 사람이나, 일을 잘하는 사람에게도 물들이게 할 수 있다. 팀 워크에도 문제가 많다. 프로젝트는 보통 혼자 진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회사에도 저성과자가 있다. 아주 영리한 방법으로 방출되어 부서가 이동되었고 그 꼬리표가 달려 무능한 사람의 대명사(?)가 되고 있다. 놀랍게도 엄청난 학력의 소유자다. 이 지점에서 생각했다. 각자 어떤 목표를 가지고 회사를 다니겠지만 회사에서 주어진 일을 잘 수행하지 못했다고 사람 자체를 싫어하는 일이 정당한지 지속적으로 고민했다.


사람들은 감정을 분리할 수 있다고 착각하지만 불가능하다. 일을 못한다는 흠집이 생기면 성급한 일반화에 오류에 빠지게 된다. 일을 못한다는 이유로 일 외의 성격, 신뢰할 수 없다고 낙인을 찍는다. 늑대 우두머리가 사냥감을 고르고 선정하여 무리 지어 사냥하듯 괴롭힌다. 그 사람이 버티지 못할 때까지 지속된다. 저성과자를 옹호하는 글은 아니다.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다른 사람이 그 사람의 몫을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기 때문이다. 과부하가 생긴다. 보통 팀 내 구성원의 평가는 팀의 평가를 넘지 못하기 때문에 일을 잘하는 사람은 억울할 수 있어 좋은 사람이 나가는 악순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근데, 그러면 어떻게 정리하면 되는 것이 아닐까요!?


이런 의문점이 들겠지만 그것은 쉽지 않다. 사람이 기계라면 너무 쉽게 해고하겠지만 사람은 기계가 아니라 딱 자를 수 없다.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1 # 또 다른 저성과자는 반복적으로 생긴다.


모두가 분위기에 편승해서 저성과자를 비난하는 와중에 구성원 누군가는 자신이 지목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더욱 큰 목소리로 저성과자를 비난한다. 대기업도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이 체계가 잡혀있지 않아 억울하고 답답함에 블라인드에 호소한다. 이는 당연하다. 회사가 성장할수록 직원보다는 시스템으로 성장하기 때문이다. 삼성의 최신 휴대폰인 갤럭시 S23과 노트북인 갤럭시북의 사양이 가격 대비 좋다고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 근데 그런 성공을 거두는데 직원이 직접적으로 역할을 한 것을 평가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파레토의 법칙이 반복된다. 상위 20%는 전체의 80%를 해내고 조직은 항상 모든 구성원의 100% 역량을 뽑아낼 수 없다. 아니, 월급 루팡이 여기 있잖아(!?) 만약, 기업의 목표가 구성원의 100%의 역량을 뽑아내겠다는 거라면 엄청나게 관리를 할 것이다. 적당히 일하던 사람들은 업무 외의 평가들이 일이 되어 버려 일이 많아지고 본업에 충실하지 못하는 결과를 만들어 낸다. 그 기업에서 일하는 구성원들의 연이은 퇴사로 업무가 과중되어 퇴사할 생각도 없는 직원이 나가는 부작용이 생긴다. 앗, 월급 루팡 들켰다. 적당히 일했는데 이렇게 된 이상 도주한다. 그냥, 내버려 두고 20%만 잘 관리해도 된다.


대부분의 회사는 저성과자를 구별하는 기준부터 명확하지 않다. 당연하게도 회사의 모든 부서가 매출을 발생하는 영업, 마케팅 부서가 아니기 때문에 생산성이 다르다. 그렇다면 결국 팀장이나 부서장에 의해 객관적이지 못한 평가에 낙인이 찍힌다. 가령, 출근 시간이 9시인데 몇 번 지각을 하는 등의 근무 태도가 좋지 않음에 누적되거나 마감 기한이 다가왔는데 일을 완료하지 못함,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음이 대부분 저성과자들이 갖는 공통점이다. 이 부분이 문제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일에 대해 살펴보지 않았다는 점이다. 누적되어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것이겠지만 지금 회사들의 평가 구조로는 불가능하다. 어차피 해고도 못하는데 저성과자를 관리해서 뭐 하냐는 심보다. 게다가, 관리자들은 슬쩍 평가에 싫어하는 마음을 담는다. 보복이다.


최근 경력과 나이 차이가 많은 후배가 들어왔는데 굉장히 문제가 많다. 객관적으로 판단하려고 하지만 나도 사람이라 선입견을 갖는다. 내가 평가자라면 인턴만 하고 정규직 채용에 결사반대를 했겠지만 안타깝게도 당시에 권한이 없었다. 그렇다고 악당이 되어 나만 반대할 용기가 없었다. 그래서, 지금 벌을 받는다. 인턴이고 나이가 어려서 곧 잘하겠지 했더니 이제는 대놓고 나무늘보처럼 일을 늘려서 하고, 볼 때마다 회사 메신저로 같은 처지에 동료와 수다를 떨고, 매일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해맑게 웃는다. 대충, 30분이면 할 일을 4시간으로 늘린다. 전공자도 아니라 모르는 일이 산더미인데 업무에 대해 묻지도 않는다.


배울 의지도 없다. 외근을 나가 교수를 만나는 것보다 낯선 지역의 유명한 음식과 음료가 더 좋은 친구다. 처음엔 성실한 척 연기를 해서 한 때는 함께 힘을 다해 동반 성장하려고 했는데 지금은 유령 취급을 한다. 정규직이 되자마자 정신줄을 놓았다. 정말 잘할 수 있는 사람을 선별하고 평가하지 못해 진짜 도움 되는 사람을 채용하지 못했다. 당연하지만 다른 부서에서도 소문이 안 좋다. 정규직이 된 이상 어쩔 도리가 없다. 꼬마 유령 캐스퍼 취급을 할 수밖에 없다. 매출이 조 단위가 넘는 회사가 이따윈데 인사 평가 제도에 그렇게 투자하는 회사는 없겠지. 주먹구구 식이다.


평가하는 제도가 불공정하고, 계속 아픈 손가락들이 발생하기 때문에 잘라내는 것이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 손가락을 다 자를 수 없지 않나? 최대한 일과 사람을 분리해서 일로 촘촘하게 관리해야 한다.


2# 사회적 부담과 전체 근로 환경과 사회를 망친다.


쉬운 해고를 고용 유연성이라고 포장하는데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다. 실업 급여 대상자가 늘어나 세금을 내는 사람의 전체 부담으로 다가오며 IMF 이후의 고용 불안은 당연히 돈이 되는 회사만 찾는 현상을 가속화시켰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적극적으로 사람을 뽑을 이유가 없다. 몇 년 있다가 환승할 사람을 월급을 주면서 육성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인재와 성장의 차이를 더욱 키웠고 회사는 외형을 유지하기 위해 경력직만 뽑기 시작했다. 그 피해는 지금 청년 세대가 받고 있고 구인난에 빠지게 된다. 위에 설명한 사례를 본 관리자들은 이제 인턴에서 정규직을 전환하는 바보 짓은 하지 않을 것이다.


인건비를 줄이니 회사의 입장에서는 고정비가 줄어 계속 "쉬운 해고"를 외치는 것이다. 앞으로도 성장할 것이라는 믿음에 급격한 성장시기에 고용한 사람들을 성장이 멈춘 시기에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래서 저성과자를 해고하고, 중성과자 이상의 사람들을 성장시키는 것을 선호한다. 이 부분은 동의하지만 한국의 구조는 조금 기형적이다. 고용유연성이 낮은데 또 일자리가 없다. 회사에서 나가야 하는 사람들을 수 십 년 간 보호 해야 하는 조치가 없다. 해고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다. 미국, 유럽 등도 고용이 유연하다 근데 사회 안전망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삶의 질이 추락하지 않는다.


해고가 자유로우면 당연히 해고되지 않는 신의 직장만 찾아 안정적인 직장이 아니면 취업하지 않는 사회가 지속될 것이다. 뿌리내릴 땅이 척박하면 나무는 쉽게 쓰러진다. 사회를 유지하는 기반, 한국이라는 경제를 돌리는 모든 문제는 안정적인 직장에서 온다. 사회 보장 제도를 유지하는 것도 모두가 힘들게 일해서 번 돈에서 차감된 세금이다. 눈앞에 불편하다고 당장 치우기보다는 적절히 개선시켜 성과를 내도록 이끌어야 한다.


해고에 동의하는 턱걸이 한 청년들


너 취업했다고 다른 사람한테 그렇게 대하면 안 돼!! 이 금수저야!!


따지고 보면 저성과자가 직접적인 피해를 입히지 않은 경우도 존재한다. 그냥, 꼴 보기 싫을 뿐이다. 미국을 동경하는 그 젊은 친구는 직원을 해고할 때 인정사정이 없는 점도 좋아한다. 출근하다 해고를 당하고, 일하는 부서가 통으로 사라져도 그것이 옳은 방향이라 믿는다. 물론 그 젊은 친구는 형편이 꽤 좋다. 그리고, 미국에 유학을 다녀왔다. 일부 타고나 인생 난이도가 쉬운 친구들이 꽤 괜찮은 회사에 들어와 이런 문화를 전파하고 그들의 의견에 동조하는 친구들이 많아졌다. 본인은 역량이 뛰어나고 관리자는 무능하다는 사고방식이다.


진정한 자유와 자본주의를 추구하는 미국이라 이해 간다. 기업의 성장과 매출에 기여하지 못하는 사람은 용서할 수 없다는 태도에 대량으로 인력을 해고하면 회사가 좋아진다는 예측에 주식이 오르기도 한다. 빅테크 기업의 해고도 그랬다. 해고가 두려운 한국은 다른 나라의 걱정을 해주는 온정이 있지만 현지에서 생활하는 지인은 얼마든 다른 직업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결국 그곳은 일을 못하거나 안 하는 직원은 추천을 받지 못해 일자리의 선택이 적고 회사들도 금방 빈자리를 채운다고 한다. 미국의 고용은 아주 좋기에 가능한 상황이다.


직원의 성장 가능성에 더 이상 투자하지 않는 한국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없을지 모른다. 아픈 손가락을 잘라야 한다는 사람들의 의견과 어쩔 수 없이 아픈 손가락과 함께 해야 한다는 의견이 모두 이해가 된다. 확실한 온도 차에 어떤 방법을 써야 할지 생각이 정립되지 않았다. 진지하게 묻기에 당시에는 생각이 정리되지 않았지만 쓰다 보니 조금은 머리가 맑아졌다.


내가 느낀 차가운 사회는 서로 손 잡아주지 않았다. 임원이 되어 부서를 해체하고 결국 본인도 쓰임이 다해 해고되고, 팀장이 팀원을 착취하고 직원을 괴롭혀 그만두게 하고, 스스로의 역량을 키워 성장하기보다는 경쟁자를 어떤 수단과 방법을 가르지 않고 제거한다. 퇴근길에는 당당한 엄마, 아빠 행세를 하는 그런 사회다. 사회가 다 그런 것 아니겠냐고 말하는 당신이 특별히 나쁜 사람인지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P.S 아픈 손가락도 억울할 수 있다. 그 손가락도 몸의 일부다. 자르는 것은 조금 신중해야 한다.


* 이글은 타 플랫폼에 동시 발행하는 글 입니다. 내용은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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