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소년의 삶

내일도 당신의 삶은 눈부십니다.

그러니 가끔 우울해도 괜찮아요

by 달빛소년

모든 날은 오후가 남아 있습니다. 치열하게 아침을 보냈다면 오후는 하루의 의미를 찾는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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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는 어떠셨습니까? 오늘 오후는 어떻게 보내실 예정이십니까?


하루는 그저 쉽게 흘러갑니다. 한 달은 하루만큼은 아니지만, 바쁘게 지내다 보면 그것 역시 빨리 지나갑니다. 일 년은 멀어 보이지만 생각보다 금방 갑니다. 기억해 보세요. 새해 다짐이 멀지 않았는데 지금 벌써 2 월의 중간을 지나고 있습니다. 올 해도 열 달 남았어요. 시간은 무한하겠지만, 우리의 시간은 유한합니다. 100년의 시간 중에 우리가 보내고 있는 시간은 어디로 흘러가고 있을지 생각해 봅니다.

모두가 지나가는 시간에 대해서 소중하게 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그렇죠. 자녀가 말을 듣지 않아서 화가 나고, 남편 혹은 아내가 서운하게 하기도 하고, 혼자라 느껴져 갑자기 우울한 감정이 파도처럼 밀려와서 기분이 상하기도 합니다. 기분이 상한다는 것은 그런 거죠. 일주일을 간신히 버티고 잠깐의 휴식에도 출근 생각에 기분이 나빠지지 않았나요?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우리에게는 오후가 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컴퓨터에 앉아 글을 씁니다. 잠을 부쩍이나 통제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요즘은 의지와 다르게 잠들어 버리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집니다. 그들은 무엇을 위해 피곤함을 감수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만족스러운 삶을 살기 위한 각자의 노력들은 소중합니다. 엄청난 성취를 이뤄냈지만 그 끝에는 행복이 없을지도 몰라요. 돈, 권력, 명예가 꼭 행복을 보장해 준다는 법은 없습니다.

우린 모두 아해와 같을지도 모릅니다.


아이들은 참 이상해요. 무서운 게 참 많습니다. 어둠도 무서워하고, 도깨비도 무서워하고, 엄마, 아빠가 화내는 것도 무서워합니다. 잠시 쉬었을 때 중년의 저도 아이와 같다고 느낍니다. 삶이 마음에 들지 않는데, 인생의 절반을 살았는데 모르는 것이 참 많다는 것은 무섭습니다. 어렴풋이 안다는 것은 참 공포스럽습니다. 어두운 골목길을 무서워하는 어린아이와 같아요. 신체의 나이는 많지만 이게 제대로 살고 있는 게 맞는지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살아온 인생이 쉽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앞으로의 미래도 만만하지 않을 것이라 두렵습니다. 몸 하고 머리 하나 그리고 성실함을 믿고 열심히 살았는데 점점 몸과 머리가 예전 같지 않음을 느낍니다.

중년을 향해 달려가면서 중년은 뭔가 다 이루고 가진 줄 아는 사람이 많습니다. 알량한 자존심에 체면치레 하느라 속 마음을 터놓지 못하는 그런 약한 존재일 뿐입니다. 주위 사람은 괜한 짓 하지 말라고 하지만 그들은 꿈을 꾸고 실현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현실에 안주한 사람들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지 않습니다. 내가 과연 바른 길을 가고 있는지 의문이 들지만 멈출 수 없습니다. 우리의 삶은 치열합니다. 그 치열함에서 잠시라도 벗어나려고 하면 빨리 경기장에 들어가라고 등을 떠밉니다. 그나마 물 마실 시간 주는 것도 감지덕지죠. 그래요. 이제 전반전이 끝났습니다. 우리는 후반전을 뛰어야 합니다.

냉탕에는 상어가 살아서 호시탐탐 우리를 물어뜯으려고 노리고, 어두운 골목길에는 정말 악마나 괴물이 살지도 모르죠. 그것이 진실이든 거짓이든 중요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삶은 그곳을 지나가야 합니다. 때론, 든든한 조력자의 손을 잡고 나아갈 수 있고, 용감한 부모의 힘을 빌어 갈 수 있습니다. 인생이란 결과에 이기고 지는 것은 중요하지 않아요. 설령, 승패가 확실하게 보이는 게임도, 각자의 자리에서 제 몫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를 크게 숨을 들이키며 주위를 둘러봐야 합니다. 후반전을 잘 뛰기 위한 전략과 의욕이 필요하죠.

추스름이 필요한 시간


인생에 대해서 자꾸 생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계획 따위는 필요하지 않다고 할 수 있죠. 당신이라는 존재는 잠시 추스를 때 볼 수 있습니다. 그 시간 동안 존재의 가치와 의미를 새롭게 쓸 수 있습니다. 열심히 살다가 갑자기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내가 무엇을 위해 사는 걸까?' 이런 생각이 든다면 추스름이 필요한 시간입니다. 휴식이 필요합니다.

공감하지 못하는 이야기일 수 있지만 항상 저는 최고의 순간에서 최악의 순간을 생각하라는 말을 기억합니다. 그 이유는 자기 분야에서 제일 잘 나간다는 의미는 더 이상 올라갈 수 있는 방법이 없고 그 자리까지 올라가느라 체력을 이미 다 썼을 것이라 생각해 버리기 때문입니다. 사는 게 사는 것 같지 않고, 아등바등 하지만 무엇이 문제인지 알지도 못한 채 불만만 가득합니다. 욕심이죠. 올라가려고 하는 욕심은 좋지만 인정받지 못하는 올라감은 부끄러움입니다. 아부하고 더럽고 치사해서 세상 그렇게 살고 싶지 않습니다. 물러날 때와 들어갈 때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추하지 않은 사람입니다. 원하지 않는 관계 속에서 추한 사람이 너무 많아요. 추한 줄 모르고 간 이나 쓸개를 다 주고 아부하는 모습이 꽤 재미있습니다.

추스리기 위해 스스로에게 질문을 많이 합니다. 앞으로 몇 년 동안 무엇을 성취하고 싶은지, 내 삶에 가치 있는 것은 무엇이 있는지, 그 안에서 기쁨은 무엇인지, 함께하면 즐거운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누구인지, 지금 이 나이에도 감동을 느낄 수 있는지 말이죠. 그렇게 생각하다가 슬프거나 우울해진다면 그냥 멈춥니다. 질문하는 것으로 기분이 나쁜 날은 반드시 지친 날이기 때문입니다. 지쳤을 때는 그냥 눈을 감고 잠을 부르는 것이 최고입니다. 뇌를 초기화하는 저의 방법입니다.

정신을 차리고 나면 아주 작은 일에도 의미를 부여합니다. 의미를 찾는 것이 기분이 나아지는 방법이죠. 의미를 찾을 시간도 없이 공장의 기계처럼, 채찍질에 맞아 달리는 말처럼 마냥 달리는 것은, 생각하는 고등 동물인 인간의 존엄성과 존재를 부정하는 행위이죠. 이런 시간을 반복하면서 의미를 찾는 일은 좋습니다. 생각해 보세요. 이번 일만 끝나면, 조금 더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면,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 아이들이 다 크면, 몇 년만 더 죽어라 일하고 나면 이러는 동안에도 타이밍을 놓치게 됩니다. 너무 늦은 때는 없지만 최적의 시간은 존재합니다.

인생은 두 눈 부릅뜨고 어디로 가는지 계속 확인해야 하는 과정입니다. 속도를 줄이고 핸들의 방향을 찾는 시간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체력이 다 고갈돼서 멈추든 스스로 체력을 조절하며 달리든 멈추는 것은 똑같습니다. 다만, 체력이 고갈되거나 병을 얻어 치료하여 다시 뛰는 일은 시간이 오래 걸리겠죠. 의지를 가지고 스스로 멈출 수 있어야 합니다. 주위의 가족, 동료, 친구 등을 멘토로 삼아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세요. "나 이제 좀 잠깐 쉬려고 해" 그렇게 말하다 보면 나와 같이 생각한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겠죠. 저 또한 잠깐의 추스름을 위해 견디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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