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들 그리 다운돼있어?

내가 문제야 say something?

by 달빛소년
뭐가 문제야 say something 분위기가 겁나 싸해


회사는 직원들에게 조직에 순응하길 바란다. 팬데믹으로 인해 달라진 근무 환경은 회사가 생각하는 순응과 거리가 멀다. 만나지 않고 일하면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기업들의 주장을 신뢰하지는 않는다.

만나지 않는 재택근무, 비대면은 약간의 단절을 감수해야 한다. 소통이 불편한 사회는 세대 차이를 좁히지 못한다. 회사에는 70년, 80년, 90년 생 주로 이렇게 세 가지 부류의 세대가 존재한다.

끼인 세대인 나는 굉장히 불편한 상태다. 일은 많이 하지만 70세대 보다 월급은 훨씬 적고 90세대와 별 차이가 나지 않는데 일은 엄청 많이 한다. 강요에 억눌려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 70세대는 할 말을 다하는 올바른 청년들과 소통하는데 불편한 마음이 있기에 소통을 떠 넘긴다. 90세대가 대화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photo-1621452773781-0f992fd1f5cb?ixlib=rb-4.0.3&ixid=MnwxMjA3fDB8MHxwaG90by1wYWdlfHx8fGVufDB8fHx8&auto=format&fit=crop&w=1000&q=80


전화나 대화를 강요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IT회사에 다니는 지인은 최근 젊은 세대와 갈등을 경험했다. 프로젝트 기한의 마감이 다가오는데 함께 일하는 회사에서 기한 내 자료를 보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차장이라는 직급이 많을 나이에 기한이 급한데 계속 메일과 문자만 보내서 재촉하는 직원을 불러 질책하는 투가 아닌 질문을 던졌다.

"전화를 하면 금방 해결될 것 같은데 왜 전화를 하지 않으시는 거예요?"

그러자, 직원이 말했다.

"저는 정말 전화하는 것이 무섭습니다. 전화뿐만 아니라 눈을 마주치고 대화하는 데 어색함을 느낍니다. 앞으로는 강요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다. 이 글을 읽고 그런 행동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하고 싶으신 분들이 계실지도 모른다. 흥미가 생겨 조금 더 물어봤다. 지인의 팀에는 약 5명의 직원이 있는데 자신이 직급이 제일 높고 과장, 대리가 각각 한 명이 있다고 한다. 신입 직원은 두 명인데 문제는 과장, 대리보다 신입 직원이 일을 더 잘한다는 사실이다.

모든 회사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실제 신입 직원들은 시켜보면 금방 배우고 이미 인턴 등의 일을 배워왔기 때문에 빠르고 잘한다. 다만 상대적으로 소통이 더딜 뿐이다.

[말하지 않는 직원]

그렇게 말을 안 하고 오래 다닐 순 없어요.


회사를 선택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조직 문화라고 생각한다. 물질적인 요소도 중요하지만 20년 이상 다녀야 하는 회사에서 지속 가능 하려면 일정 수준 문화가 좋아야 한다. 문화가 좋다는 것은 조금 애매한 표현이라 기준을 말하자면 직원에게 자율성을 부여하고 결과 위주로 평가하는 것이다.

위계질서의 한국 조직 문화와 멀어지면 좋겠다. 신입 사원을 잘 채용하지 않고 80세대, 90세대의 경력이 있는 친구들을 채용해도 출근부터 퇴근까지 말을 잘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 신경 쓰지 말고 자기 할 일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에 어느 정도 동의하지만 얼음처럼 차가운 상황에서 대화는 그 얼음을 녹이는 온기가 된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온라인에서 찾아보면 말하지 않는 직원에 대한 저 마다 고민과 각자의 의견이 다양하다. 찬성과 반대의 공론의 장이다. 회사가 과연 어울림 없이 일만 잘하라고 당신을 뽑았을지 고민해 볼 사항이다.

나는 광대이자, 사회자입니다.


또래끼리 귓속말, 메신저는 잘하더라


끼어버렸다. 90세대의 아버지나 작은 아버지 나이와 비슷한 연장자들과 소통은 문제가 없다. 하지만 나도 90세대는 조금 힘들다. 점심은 따로 먹는 것이 편하지만 꼭 같이 먹어야 하고, 이어폰을 끼고 일하는 것은 잘못되었으며, 회식 자리에서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연장자들 사이에 끼어있다.

말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말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잘 지낼 수 있는 사람이다. 다른 사람들이 말을 안 하고 서로 어색해하면서 눈치 보는 상황이 싫어 억지로 말을 쥐어 짜낸다. 장난도 치고 여러 주제를 꺼내며 어색함을 달랜다. 광대이자 사회자가 되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아무 말 잔치를 통해 분위기를 좋게 만든다. 나는 혼자 책을 읽는 것을 더 좋아하는 사람이다. 회사에서 대화는 일의 연장이요 노동이다.

회식을 진행해도 어린 친구들은 말을 하지 않는다. 그러한 모습에 이게 맞나 싶기도 하고 내심 연장자들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 에너지 소모가 굉장히 크다. 솔직한 마음으로 회사에서 일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팀 내에서 합의점만 찾게 된다면 말이다. 예를 들면 점심은 각자 먹자, 저녁 회식은 하지 않는다. 이런 규칙을 철저하게 지킨다면 당연히 일만 잘하면 된다.

근데, 점심도 같이 먹고, 커피도 같이 마시고, 심지어 저녁 회식까지 한다면 조금은 생각을 달리해줬으면 좋겠다. 말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닌 대화가 끊어진 어색한 상황이 싫어서 광대 노릇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한다. 이건 대화 노동이다. 상사는 나도 불편하고 나이 값 대우 해 달라는 연장자들 싫다. 기득권을 조금 내려놓지 않으면 이 현상은 지속된다. 공동체가 깨져 가는 사회에 세대 간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세대 간 소통에 대한 양가감정


소통이 불가능한 이유에 대해 몇 가지 생각이 들었다. 조직에 충성하지 않는 후배들이 불편하다. 자신들을 조직에 순응하도록 억압한 베이비붐 세대와 그것을 보고만 있는 X세대도 불편하다. 지금의 30대는 40대가 말이 통하는 느낌이 들다가 부조리에 억압하게 하며 회사를 위해 희생하라는 모습이 싫다. 말리는 시누이 같다.

일을 가장 잘하고 제일 많이 하는 80년 세대는 실무도 하고 다른 생각도 하는 90년 세대를 위에 연결해줘야 하는 다리가 될 수밖에 없다. 회사에서 역할을 요구하니까 어쩔 수 없다. 회사에 대한 가치관과 충성을 90년 세대에게 전달하기란 쉽지 않다. 일만 하기도 바쁜데 다른 세대를 포용하라고 책임을 떠 넘기니 이해하고 싶지 않은 마음뿐이다.

이런 사회적 책임을 중간 세대에게 강요하는 것이 옳을까? 마음에 맞는 사람만 골라서 죽을 때까지 어울린다면 축복이겠지만 슬프지만 사회에서는 불가능하다. 회사에서 다행인 것은 문제가 있는 사람들과 함께 살지 않는 것이다. 그냥 괜찮게 지내기만 하면 된다.

제일 이해 가지 않는 것은 권한이 있는 세대가 행동하지 않는 것이다. 본인들은 다른 세대에게 사회적 책임을 강요하고 다른 세대가 나를 이해하길 바라면서 정작 그들에게 책임과 권한을 나눠주지 않는다. 영향력, 피해를 가장 많이 줄 수 있는 세대가 정신적으로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다. 강요를 받은 세대는 강요가 싫어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자신의 말을 따르지 않으면 분란을 일으킨다고 낙인찍고 단정한다. 각자의 세대에서 무엇을 기여할 수 있고 화합할 수 있을지 고민해 봐야겠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호구 잡히지 않으려고 애써야 하는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