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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빛소년 Nov 11. 2022

시민의 안전과 맞바꾼 '버스 배차 간격' 평가

분노의 질주 

* 7월 8일 타 플랫폼에 게재된 글입니다. 


ㅁ 시내버스 : 도시를 운행하며 도시의 교통을 담당하는 매우 중요한 교통수단으로 무료환승 등의 정책을 통해 대중교통이 잘되어 있는 편이다. 지하철, 전철이 없는 곳에서는 자가용 외에 유일한 교통수단이다.


유일한이 눈물 납니다.. 저의 대중교통은 전철과 지하철이 유일합니다.


강남까지 출퇴근하는 저는 가끔 저녁 약속이 있을 때 버스를 기다리는데 무리하게 끼어들거나 급하게 위험하게 달리는 버스를 보며 무섭기까지 합니다. 정류장에서도 다닥다닥 붙어서 부딪히지 않았나 궁금하기도 한데요, 심지어 저상 버스라도 승차, 하차 시간을 충분히 주지 않아 비장애인들도 탑승하기가 힘든데 장애인들은 오죽할까요? 버스기사들의 아슬아슬한 레이스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는 것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출처 : https://www.bbc.com/korean/news-48249848


서울시가 버스 회사를 평가하는 방법


서울시에서 버스 회사를 평가하는 기준은 배차 간격이 주요 항목이라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좁은 운전대 옆, 버스기사가 볼 수 있는 모니터가 하나 있는데 이것은 앞차와 간격을 알려주는 '배차 간격 상황판'이라는 것입니다.


출처 : https://mnews.jtbc.joins.com/News/Article.aspx?news_id=NB12062976


출근 시간 때 정체해도 실시간으로 입력되며 서울시에서 누적 데이터로 점수를 산정하는데 1,000점 만점 중 배차 간격이 차지하는 비중은 90점이라고 하며, 1점 차이로도 순위가 바뀌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다고 합니다.


당연히, 배차 간격이 늦어지면 회사에 불려 가서 경위서 등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크고 버스 기사들은 엄청난 스트레스에 병원에 정신과 진료를 받으시기도 합니다. 실제 제가 확인한 시내버스 회사 평가 결과는 1점의 차이로도 순위가 달라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 외에 서울시는 버스총량제에 늪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서울시내 출근시간 대 배차기준 간격이 8분 정도라고 합니다.


ㅁ 버스총량제 : 서울시에서 총량제를 시행해서 대수를 제한하여 버스에 들어가는 지원금을 줄이지만 차량 증차가 불가능해서 노선을 늘리기 위해서는 다른 노선에서 차량을 가져와야 하며 수익성 악화의 이유로 버스도 줄여나가는 추세라 딜레마에 빠져버렸습니다.


서울시 시내버스회사 평가결과 캡처

서울시에 이렇게 많은 버스 회사가 있습니다. 


평가가 버스 회사에 미치는 영향


서울시는 연마다 65개의 시내버스 회사를 평가해, 1) 성과급 230억 가량을 상위 40개사에게 순위별로 차등 지급합니다. 2) 성과가 높아야 전기버스 도입 등 정부 사업에도 우선 배정되는데요, 회사는 기사들에게 정시 운행을 지키라고 계속 압박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서울시에서 정시 배차를 매년 평가해서 공개하는데 당연히 잘 지킬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사회에 미치는 영향

  

교통 약자가 위험해집니다.


배차시간을 맞추기 위해 휠체어나 유모차 탑승 시간을 충분히 줄 수 없어 안전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올라갑니다. 저는 육아를 하기 위해 애들을 데리고 나갈 때 유모차를 끌고 가다가 툭 튀어나오는 보도블록에 넘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솔직히, 장애는 누구에나 올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밖으로 나갈 자신이 없습니다. 비단, 울퉁불퉁한 길 뿐만 아니라 저상버스가 아무리 많아져도 탈 시간을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교통 법규를 위반하여 교통사고를 유발합니다.  


신호 위반에, 급 브레이크, 차선 변경, 과속 등으로 도로 위에 사고를 유발합니다. 또한, 승객 민원이나 블랙박스 등으로 경찰서나 회사에 직접 신고하는 경우 당연히 회사에서 버스 기사 님을 불러 월급을 깎는 등의 조치가 진행됩니다. 차가 매일 막히는 서울에서 안 막히는 곳 없습니다. 심지어 운행 중에 정시를 지키라고 메시지를 주거나 하는 경우에는 대형 사고가 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사님의 스트레스가 심할수록 승객의 안전이 위협받습니다.    


정시 배차를 하지 못하는 기사님들은 회사에서 억울한 감봉, 징계, 직장 내에서 모욕, 질책 등을 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며 심한 경우에 신호 위반을 해서라도 지키라는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사고가 나면 당연히 기사님의 책임이 되겠죠.  


달빛 소년's 생각


장거리 출퇴근하는 저로써는 전철, 지하철, 버스는 정말 소중한 대중교통입니다. 적자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시민들을 불편하게 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안전을 위협하는 평가도 문제가 많습니다. 서울시에서는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어쩔 수 없다. 배차 정시성 기준이 없어지면 시민 불편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하며 현재도 정시에 도착을 안 한다는 민원이 계속 들어오고 있는데, 기준 자체를 없앨 순 없지 않겠냐 합니다. 저희 동네는 버스가 최장 20분마다 한대 옵니다. 그래도 그냥 기다립니다. 휴대폰을 보거나 앉아서 사람들을 관찰하곤 하죠.

대중교통 이란 것이 사회적으로 복지를 위해 적자도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외국의 홍콩, 유럽, 일본, 대만들이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해 버스 증차하는 것과 대비하면 아직 갈길이 멉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탄소배출을 줄이려면 이렇게 시민들이 자가용이 아닌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해야 하는데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경기도 외곽에서 출근, 퇴근 시간에 꽉 막힌 도로에서 멈춰있는 차들을 보며 저 차들이 다 없고 버스가 자주 다닌다면 도로 정체가 덜 하겠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2004년도에는 8,000대가 넘는 차량이 있었는데 현재는 7,400대 수준이라고 합니다. 16년 동안 600명의 차량이 없어진 것입니다. 차량이 줄어들면 배차간격이 길어지고 불편하고 배차간격이 길어지면 버스기사들을 압박하고 악순환의 고리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시민들은 문제에는 관심 없고 그저 내가 타는 버스가 늦게 온다고 민원을 넣는 행동만 하기 때문에 개선이 안됩니다. 한국의 문제를 요약하면요 버스 회사가 너무 많고 구역별로 쪼개진 운영 방식 때문에 지하철 개통, 수요 변화 등으로 인한 증차와 감차가 불가능한 구조입니다.

준공영제가 도입되고 공공성 확보를 위해 엄격한 업체 평가를 하는 영국과 북유럽 국가들과 달리 한국은 엄격하고 투명하게 관리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준공영제 선진국들은 버스업체들이 대기업에 노선 소유권도 지자체 당국에 있죠. 한국은 버스 노선이 버스 회사의 특허사항입니다. 그래서, 시에서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현실이죠. 사실 버스 업체들의 투명하지 못한 예산과 도덕적 해이가 여러 번 지적되기도 했는데 개선되는 점은 없습니다.  그래서, 국가에서 나서서 업체를 줄이고 대규모 계획을 실현시켜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서울시에서는 버스기사들을 잡지 말고 준공영제 선진국들처럼 엄격하게 버스회사들을 평가하고 관리, 감독해주시길 바랍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서 배차 시간으로 평가하는 방식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실까요?

 
참고기사 :
'버스 배차 간격'으로 점수 매긴다… 베테랑 기사도 '쩔쩔'
오세훈 ‘230억 성과급’ 미끼로… 버스 정시운행 ‘위험한 압박’
[기획] 서울시 사업 점검 ⑨ 버스 준공영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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