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원짜리 엘리베이터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순간, 두 글자가 깜빡거린다.
'만원'
성별도 연령도 달라 어색한 공기가 흐르는 엘리베이터 안에 적막만이 남아있다.
답답해지려는 찰나, 별이가 손으로 나를 툭툭 친다. 그리고 속삭인다.
“엄마, 저기 왜 ‘만원’이라고 떠?”
"만원?"
"엄마, 크게 대답하지 마! 사람이 많잖아."
라고 손사래를 치다가 손을 들어 엘리베이터 위쪽을 가리킨다.
나는 건조하게 대답한다.
“사람 가득 찼다는 뜻이야.”
별이는 희미하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잠시 생각에 잠긴다.
생각 동굴의 출구를 보기도 전에 이미 결론이 났다는 표정을 짓는다.
또 나의 팔을 두 번 톡톡 친다.
아까와는 다른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엄마, 그럼 만 원 내야 되는 거야? 우리 안 냈잖아. 엄마 돈 있어?”
"......"
순간, 엘리베이터 안의 공기가 아주 묘하게 바뀐다.
버튼 위 숫자에 들어오는 불빛처럼 사람들의 표정이 금이 가기 시작한다.
아저씨는 고개를 돌린다.
아주머니는 입술을 깨문다.
할머니는 결국 터진다.
“풉”
한 번의 파장이 파도처럼 일렁인다.
엘리베이터는 더 이상 아까의 적막한 공간이 아니다.
별이의 눈은 요금을 걱정되어 새파랗게 질리고 있었다.
만 원짜리 엘리베이터라니...
프리미엄 아파트도 아니지만 엘리베이터는 만원이라니...
현금 영수증이라도 끊어달라 해야 하나.
할아버지는 웃으시며 내린다.
그다음 웃음들도 사라지지 않고 옅게 남아 떠돌아다닌다.
“별이야, 돈 안 내도 돼. 걱정하지 마.”
별이의 얼굴이 환해졌다.
요금은 없지만 동네 사람들의 웃음이 요금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