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장의 좋은 이웃

by 엄마캠퍼 방성예

다행스럽게도 나의 캠핑에서는 좋은 이웃이 많았다.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던 시기에 가장 좋은 이웃은 우리 아이들과 비슷한 또래의 아이가 있는 집이다.

“어머, 우리 애랑 나이가 비슷할 거 같네요~ 얘는 몇 살이에요?”

본래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이런 대화가 익숙하다. 아이들이 서로 낯을 가리면 엄마가 얼른 물꼬를 터준다. 너는 언니구나, 너는 오빠구나, 얘들은 친구네. 편하게 호칭이 정해지면 함께 놀기 시작한다.

“언니, 저쪽에 방방이 있어~ 같이 타러 가자!”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통한다.


우리 큰 딸은 좀 내성적인 편이어서 캠핑 초기에는 처음 만난 아이들과 금세 친해지지 못했다. 성격이 활달한 작은 아이가 자기를 팽개쳐두고 옆집 아이와 놀러 나가버리면 토라져 징징거려서 애를 먹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일들이 몇 번 반복되면서 아이는 조금씩 변했다. 캠핑을 가면 으레 거기서 만나는 아이들과 노는 것인 줄 알게 되었다.


하루 반나절 만에도 절친이 된 옆집 아이들은 다음 날 아침이면 내복 바람으로 우리 텐트 문 앞에 서서 친구를 부르기 일쑤다.

“세민아~~빨리 일어나~~~ 노올자~~. ”

캠핑장에서 아이들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다. 마음껏 뛰어노니까 저녁 일찍 골아떨어지고 아침에는 놀 생각에 신나서 깨우지 않아도 벌떡 일어난다. 그렇게 옆집 아이들이 찾아와 잠을 깨우면 다 같이 아침을 먹기도 한다. 입이 짧은 편인 우리 아이들도 캠핑장에서만큼은 눈을 뜨자마자 밥을 찾는다.

“엄마, 배고파~~.”

나는 얼른 아침상을 차려서 옆집 아이까지 거둬 먹인다. 캠핑을 좀 다녀본 아이들은 이미 이런 일에 익숙해서 남의 집에서도 아침상을 잘도 받는다. 넉살이 좋은 어떤 녀석은 심지어

“이모, 고기 없어요? 고기!” 특별 메뉴도 주문한다.

그렇게 옆집 아이가 우리 집에서 밥을 먹으면 그 아이 엄마는 나를 부른다. 찌개를 많이 끓였는데 같이 하자며 손을 이끈다.


내가 어렸던 시절, 우리 동네도 이와 같았다. 아이들은 아침부터 우리 집 앞에서 “성예야~ 노올자~!!”하고 부르곤 했다. 그러면 그 친구는 우리 집에서 아침밥을 먹었다. 친구의 엄마는 삶은 고구마나 상추 같은 것을 우리 집으로 보냈다. 아이들은 또래를 찾아 놀고, 부모들은 부모들 나름대로 모여 밥도 먹고 술도 한잔 기울였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을 실감했던 시절이었다.


이제 그러한 모습들은 이제 드라마에서나 만날 수 있다. 한때 큰 반향을 얻었던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가 대표적일 것이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나는 그 모습을 오늘날 캠핑장에서 접하곤 한다.

좋은 이웃을 만나고 좋은 이웃이 되어 주면서, 아직은 세상이 살만하다고 느끼게 하는, 캠핑이 갖고 있는 따뜻한 문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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