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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준성 Jul 27. 2020

퇴직 말고 휴직

휴직 말고 휴가

저자인 최호진 작가의 상황이 나랑 너무 흡사하고 지금 내가 처한 상황과 아주 흡사한 상황이기에 제목에 무척 마음이 끌렸다.

나이가 마흔이라는 점, 아이 둘의 아빠라는 점 결정적으로 한 개의 직장을 다니고 부서를 3번 옮겼다는 점 여기까지는 완벽하게 일치한다.


그가 서울대학교를 나온 능력있는 차장이고
나는 고등학교만 겨우 졸업한 팀원이라는 것만 빼고


몇 일 전까지만 해도 나도 휴직하기로 결심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지금은 여름 휴가 기간으로 휴직을 할지 말지 스스로 데드라인을 정하고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아내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하면서 휴직을 해도 좋다고 이야기 했지만

그 이후에 펼쳐질 미래를 상상해보면 오직 불행만이 반갑게 나를 맞이해 줄 것만 같았다.


저자는 충동적이었지만 다소 계획적으로 휴직을 했다고 이야기 한다.

휴직을 한다는 것은 충동적인 것이 아니다.

휴직을 한다는 것은 내가 앞으로 무엇을 할지 어떻게 할지 엄청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이후에 진행되는 것이며, 충동적인 것은 어떤 Situation에 Trigger로서 작동하는 것이지 휴직이라는 것 자체가 충동적일 수는 없다.


그가 얼마나 빡센 일정으로 휴직을 소화했는지 살펴보자  

    2018년 9월부터는 매일매일 블로그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버킷리스트 100개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것을 1년 동안 달성하는 것으로 목표로 했다.  

    내 회사 동료 홍PD의 선배이자 “나는 오늘도 경제적 자유를 꿈꾼다”의 저자 청울림의 <자기형명캠프>에 참여하여 MVP를 수상하였다.  

    지리산 단식원을 찾아가 새벽 4시에 밖에 나가 별을 바라보고 인생을 곱씹었다.  

    두 아이만 데리고 70일간 캐나다 여행을 떠났다.(내가 생각한 저자의 가장 미친짓 같았다.)  


저자가 휴직기간 동안 느꼈던 것을 나 또한 지난 3주간 무작정 휴가를 내고 혼자 걸으며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한 발짝 물러서니 내 잘못이 보였고 내가 좋은 직장에 다니고 있지만 좋은 직업이 없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으며 회사를 바라보는 내 마인드도 함께 점검하는 기회가 되었다.

비록 나는 아직 휴직을 결정하지 못하였지만 그가 1년 9개월의 휴직기간 동안 느낀 점이 얼마나 많을까 생각이 되었다.


2년간 휴직할 수 있으려면 가족의 배려는 물론 금전적인 문제와 내 커리어를 포기하는 등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나 역시도 지금 당장 휴직할 태세였다가 지난 3주간 휴가를 통해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나와 회사의 관계를 많은 부분 정리해 보았다.


회사는 오로지 성과로 사람을 대한다는 점, 정말 힘든 순간에 나에게 손을 내미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는 점

결국 내 인생은 내가 스스로 살아야 한다는 점을 깨닫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 덕분에 회사와 나의 관계를 다시 한번 점검해 볼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속에는 최호진 작가가 영감을 받은 많은 책들이 있다.

신기한 사실은 내가 그 대부분의 책을 읽고 공감했다는 사실이고 책 마지막에 인용된 

[굿라이프]가 내 책상 위에 올려져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소름이 돋았다.


내가 잘못된 길을 가고 있지는 않았구나
최호진 작가와 같은 방향으로 걷고 있었구나


지난 3주간 집에 있으면서 아이들과 함께 일어나고 함께 잠들 수 있어서 세상에 태어나 가장 행복했다.

나는 세상의 어떤 말보다 이 말을 좋아한다.

“아빠가 너무 좋아”


최호진 작가가 휴직할 때 얻은 가족과의 시간, 회사에 대한 새로운 인식 그리고 자신감을 바탕으로 하루하루 행복한 직장생활을 오랫동안 했으면 한다.

나도 그렇게 되었으면 하는 기대와 바램으로…


2020.07.27

웰스트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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