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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준성 Aug 06. 2022

오락을 너무 좋아하던 아이

뭐라도 될 줄 알았다.

일곱살의 나는 무척 어리고 그저 좋아하는 것을 참지 못하는 아이였다.

갖고 싶은게 있으면 시장바닥에 드러누워 어머니를 난감하게 할 정도로 지금 생각해 보면

아마도 ADHD 증상을 가진 아이가 아니었을까? 어머니께서도 아이를 키우는 게 처음이라서(누구나가 처음이겠지만)

아이를 어떻게 설득하고 제대로 이해시킬 수 있을지 모르셨던 것 같다.


나도 지금 열살, 일곱살 자매들을 키우지만 아이들의 주양육자가 엄마이기 때문에 가끔 대면하게 되는 상황이 난감할 때가 많다. 

지금은 상상할 수 없긴 하지만 일곱살 여덟살에 나 혼자 오락실을 가고는 했다.

오락실에는 성인들이 담배를 뻐끔뻐끔 피워 연기가 자욱했고 바닥에는 함부로 버린 담배꽁초와 신경질적으로 뱉은 침이 많이 보였다.

정신없이 연타를 누르는 버튼과 팍팍 돌려대는 스틱소리 뒤에는 오락실 주인의 짜증석인 혼잣말이 들려오는 듯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PC방과 마찬가지로 오락실 주인을 하려면 단순히 자본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매일 고장나는 스틱과 버튼을 수시로 교체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했던 것 같다.

5분에 50원 또는 100원을 버는 오락실 사장을 보면서 그들이 부자가 될 거라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앉아서 TV나 보고 동전만 바꿔주는데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에 부러웠던 것은 사실이다.


오락실을 가려고 돼지 저금통 입구에 손가락을 넣어서 흔들어 동전을 꺼내 엄마 몰래 오락실을 가서 돈을 다 쓰고는 했다.

그 사실을 엄마에게 걸려서 혼나고 집에서 쫒겨나면 다시 오락실로 가서 잡혀오기도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나도 대단하고 그걸 참은 엄마도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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