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29
비가 오는 날엔 사랑을 배달시키지 마세요.
젖은 날개는 무겁고 눈앞이 흐려
엉뚱한 곳에 전달될지 몰라요.
술 취한 밤에도 그래요.
어둠 속 휘청대는 발걸음이
문을 잘못 찾을지 몰라요.
외로움이 살갗에 와닿는 가을날에도
차가운 손 잡아줄 온기가 그리운 겨울에도
함께 여행을 떠나고픈 여름에도
꽃바람이 불어오는 봄에도
사랑은 배달시키지 마세요.
계절은 다시 말없이 떠날 테니까요.
사랑은 배달시키지 마세요.
오늘도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당신을 찾아 헤매고 있어요.
그와 그녀를 찾아 방황하고 있어요.
사랑은 배달시키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