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32
촤르륵 촤르륵
부챗살 사이사이 숨어있던 바람이 살랑살랑 바다를 불러온다.
부서지는 파도 소리 따라 더위도 시원하게 흩어진다.
촤르륵 촤르륵
부챗살 사이사이 머금었던 대나무 향기가 숲 속으로 이끈다.
아기 새 지저귀고 나무 그늘 일렁인다.
촤르륵 촤르륵
부챗살 사이사이 가려졌던 바위들이 한 폭의 풍경이 된다.
바위 사이 흐르는 냇물이 버들치를 품었다.
촤르륵 촤르륵
부챗살 사이사이 아로새긴 선조의 가르침 들려온다.
큰 사람이 되어라. 어진 사람이 되어라.
촤르륵 탁
팔이 뻐근해 부채를 접자 이마를 타고 땀이 흐른다.
잠시 쉬며 다시 여름을 즐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