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친구나 동생의 흠을 잡아 놀릴 때 흔히 썼던 말 중에 ‘얼레리꼴레리’가 있었다. 요즘도 가끔 텔레비전 예능프로그램에서 접하기도 하지만 예전만큼 자주 쓰지는 않는 듯하다.
사전을 찾아보면 ‘얼레리꼴레리’는 ‘알나리깔나리’의 방언으로 명기되어 있다. 그런데 ‘알나리깔나리’라는 말은 생소하기도 하거니와 발음도 상대적으로 쉽지 않다. 그나저나 알나리와 깔나리가 무엇이길래 그렇게 누군가를 비하하는 표현으로 썼던 것일까?
알나리는 ‘나이가 어리고 키가 작은 사람이 벼슬한 경우를 놀리는 말’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학식이 뛰어나거나, 비록 체격은 작더라도 무술 실력이 출중하고 병법에 능해서 벼슬을 하게 된다면 오히려 더 훌륭하다고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 아닐까? 하지만 사람 마음이 어찌 그렇게 올바른 방향으로만 흘러가겠는가. 아마도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것처럼 겉으로 봐서는 자신보다 전혀 나을 것도 없어 보이는 사람이 벌써 관직에 올랐으니 심사가 뒤틀릴 법도 하겠다.
이렇게 알나리의 뜻을 알고 나니 이해가 된다. ‘알’이라 하면 어른은커녕 아직 새끼로 부화도 하지 못한 채 부모의 보호 속에서 일정 시간 동안 철저한 관리를 받아야만 껍질을 깨고 나올 수 있는 그런 존재다. 그런 '알'나리 따위가 기존의 날고 긴다 하는 대단한 '나리'들 사이에 끼어 있으면, 별로 탐탁지도 않고 실력에 대한 의심을 살 만하겠다.
조금 삐딱하게 나가자면, 잘나고 대단한 부모의 힘(?) 덕에 아직은 여러모로 부족한 자식이 벼슬을 하게 되는 경우도 생각해 볼 수도 있겠다. 자주는 아니겠지만 권력으로 혹은 돈으로 준비가 더 필요한 자식을 벼슬길에 올려놓는 부모가 있었을 법하니까. 그러니 고깝지 않은 시선을 한 몸에 받게 되겠지.
알나리는 알아봤고 그럼 '깔나리'는 뭘까? 국어사전에도 보이지 않으니 이번에도 상상력을 동원해서 가정을 해보자.
상상 #1
우선 ‘까다’와 ‘나리’가 합쳐진 말이 아닐까? ‘까다’에는 여러 가지 뜻이 있지만 그중에 속된 말로 ‘남의 흠을 들추어 비난하다’가 있다. 그럴싸하다. 사람들한테 이래저래 까이는 나리. 실력에 비해 높은 벼슬에 앉아 있으니 괜히 까내리고 싶은 나리.
상상 #2
두 번째는 수컷 피라미를 일컫는 ‘가나리’가 후보다. 피라미는 작아서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그만큼 무시당하고 놀림이 되기 쉬운 별명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