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 뜨뜻한 침이 날아와 붙는다.
내 앞에 서 있는 사내가 무서운 얼굴을 하고 나를 향해 소리를 지르고 있다.
3분 전.
시간에 쫓기어 급하게 아이 머리끈을 사고 쇼핑몰 주차장으로 가고 있었다.
허겁지겁 손에 들고 있던 것들을 가방에 쑤셔 넣고 차 열쇠를 찾으며 뛰다시피 걸었다.
약간 떨어진 거리에서 나와 마주 보며 혼자 걸어오던 사내가 뭐라 뭐라 말을 걸어온다.
낯선 얼굴이라 무슨 일인가 하며 당황하고 있던 순간
누군가 내 등을 두드리며 부른다.
“저기요. 지갑 흘리셨어요.”
젊은 커플이 내 지갑을 들고 있다.
“고마워요. 큰일 날 뻔했네요. 별 건 아니지만. 이거.”
나는 감사의 표시로 지갑 속에 있던 커피숍 Gift Card를 꺼내서 주었다.
커플은 웃으면서 인사했고, 나는 다시 내 갈 길을 가려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런데 아까 그 사내가 내 앞을 떡하니 막아선다.
“이봐요. 내가 먼저 말했잖아요.
아까 걔네들 시시덕거리면서 오느라 당신 지갑 떨어지는 것도 못 봤었다고!
내가 이야기하니까 그 소리 듣고 나서 그제야 지갑 주워 들고 당신한테 간 거야.
뭘 제대로 알고 행동을 해야지.
자, 나한테는 뭐 줄 거요?
걔네들 보다는 더 챙겨줄 거지? “
상황 파악을 하려고 잠시 머뭇거렸다.
그러자 그가 소리친다.
침을 튀기면서 내 얼굴에 삿대질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