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移徙)

by 김재호

지금껏 적응 중이다.


전입신고도 했고

업(業)을 받아 생(生)의 바퀴(輪)를 돌고 있는데

아직도 갈팡질팡 오락가락 허둥지둥한다.


시시각각 변하며 흘러가버리는 시간

방향을 정하기도 전에 달아나버린 공간

의식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의심을 키우고

거두기를 반복하지만

지금보단 나중 걱정이 앞선다.


이렇게 삶에 나를 맞히다가는

제대로 살아보지 못하고

저승으로 가는 것은 아닐까.


뭐만 하려고 하면

배워야 하고

뭐든 배우려 하면

모르는 것투성이다.


실수나 실패를 용서받기 힘드니

그저 가던 길만 걷고

하던 일만 하면서

익숙한 사람들 옆에 두고

조심조심 시간을 밟는다.


죽고 나서

저승으로 이사 가면

또 거기에 적응하기 위해 아등바등하려나.


뒷일은 남일이니

오늘 일(日)에 나를 태운다(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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