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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호 Aug 10. 2022

결탁 (結託)

                    

검사 : 대단하십니다.     


판사 : 뭘, 이 정도 일 가지고.  


검사 : Boss만 쏙 빼고 공범들한테만 중형을 때리면 

        상황이 그렇게 돌아갈 줄 어떻게 아셨습니까?     


판사 : 그 놈들 세계에는 의리보다 더 잔인한 게 있어.     


검사 : 혹시?     


판사 : 맞아. 배신이지.     


검사 : 배신을 역이용하신 거네요.     


판사 : 응. 아마 모든 범죄자들이 그 Boss 놈이 우리와 결탁해서

        공범들의 범행을 전부 불었다고 믿을 거야.

        앞으로 영영 어느 조직에도 발 못 붙일 걸?

        감옥에서 몇 년 돌리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지.     


검사 : 역시, 오늘도 한 수 배우고 갑니다.                    




Boss : 감사합니다.

          이 은혜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변호사 : 뭘요. 제가 하는 일이 의뢰인을 무죄로 만드는 거 아닙니까?

           약속했던 수임료나 잘 챙겨주십시오.

           판사님 몫은 말할 것도 없고.     


Boss : 물론이죠.     


변호사 : 그리고 처음부터 이야기했듯이,

           딱 한 번만 통하는 작전이었습니다.

           공범들한테서 다른 말 안 나오게 잘 타이르시고.     


Boss : 우리 애들이 다른 건 몰라도 의리 하나는 알아줍니다.

          벌써 이를 바득바득 갈면서 저를 죽일 듯이 열심히 연기하고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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