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이야기

by 김재호

살기 위해 먹는 밥

먹기 위해 사는

우리의 사소한 이야기.


먹고사는 이야기는 끝이 없다.

앉으나 서나 걷거나 쉴 때도

노래를 부르거나 잠을 자면서도

가뭄을 겪고 폭설이 쏟아지는 날이나

미사일이 하늘을 날아다니고

땅이 흔들리며 무너지는 집 속에서도

먹고사는 이야기는

처음과 끝이 하나로 이어진 단조의 실타래라

돌고 돌아도 끝없이 그 자리다.


언제부턴가 들려오는

화장실 속 신비로운 이야기.

귀가 모이고 눈이 번뜩이지만

사실 단서는 코가 찾았으리라.


하얀 휴지 위에 남은 고약한 냄새는

아침마다 맡던 것,

돌림노래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스멀스멀 퍼져가던 귓속말

변기 속 소용돌이 틈타

작은 구멍 비집고 재빨리 사라진다.


화장실 변기가 먹은 그들의 이야기

금방 또 지어내면 되는

우리의 따뜻한 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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