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깜짝 선물

by 김재호

내가 브런치 스토리에 글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친구는 몇 명 되지 않는다. 그중 네 명 정도가 구독을 하고 있는데 딱히 댓글을 남기거나 라이킷을 눌러주지는 않는다. 대신 한 달에 두어 번 정도 만나서 술자리를 함께 하는데 그때 간혹 내 글에 대해 잠깐 이야기를 나누긴 한다.


보신 분들이 계시겠지만, 얼마 전에 막걸리에 대한 글을 하나 발행했다. (아래 참고)


https://brunch.co.kr/@530fadf1678b488/736



선물은 역시 서프라이즈가 제맛이네. (출처 : 김재호)


그러자 익숙한 이름으로 댓글이 하나 달리더니 곧이어 카톡으로 선물이 하나 도착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막걸리 중 하나. 다만 가격이 만만치 않아서 꼭 마시고 싶은 날에만 술잔을 채우던 막걸리를 깜짝 이벤트로 보내준 것이다.


우리는 제법 오래전에 친구가 되었다. 1993년 고등학교 1학년 때 같은 반으로 만났으니 만으로 무려 30년이 된 우정이다. 농구 당구 탁구 영화 등 취미도 비슷했고, 단둘이 만나서 술자리를 가져도 어색하지 않은 친구이기에 지금까지도 자주 만난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내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는 다정다감한 성격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얼마 전에 어깨 수술을 하고 현재는 회복 및 재활 중이라서 운동과 음주가 불가한 상태다. 그렇다 보니 얼굴 보기가 힘든 상황인데 그 아쉬움을 달래주기 위해 이렇게 기분 좋은 선물을 보내준 것이다.


앗싸~! 덕분에 은근히 아내와 아이에게 자랑을 하며 떳떳하게 막걸리를 마실 수 있게 되었다. (아내도 이 친구를 알고 있으며, 내 친구 중에 가장 믿음이 간다고 한다.ㅎㅎ) 육고기나 생선회 아니면 김치전을 곁들일까 했는데 그래서는 술맛을 헤칠 것 같아서 가장 무난한 월남쌈을 준비했다.


캬~ (출처 : 김재호)


인공감미료가 들어가지도 않았음에도 정말 꿀맛이다. 아껴마실 요량으로 한 병 반만 마시고 나머지는 조금 더 숙성을 시키기로 했다. '금정산성'만큼은 아니지만 조금 더 새콤한 맛을 즐기고 싶어서.


우리 우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이렇게 다양한 향기와 맛을 풍기며 계속 익어가는 것 같다.



친구야. 같이 운동도 하고, 다시 마주 앉아서 술잔을 부딪힐 날을 기다리고 있으니 빨리 나았으면 좋겠구나. 조만간 커피 한 잔 하러 찾아갈게~ 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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