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집이다.
쌓아 올린 벽돌의 색깔도 모양도
전부 제각각이라
일관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방이랍시고 나눠져는 있지만
침실도 아니고
서재도 아니고
놀이방도 아닌 것이
전문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주인이 있긴 있는데
관리 따위에는 신경 쓰지 않고
초보 일용직 인부처럼
실수와 허점 투성이인 것이
공신력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착한 손님들이 방문해서
조악한 집을 둘러보며
여간해서는 보이지 않는
작디작은 즐거움과 특징을 찾아내
칭찬을 해주지만
영향력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애초에 설계도가 없고
공사 기간도 정해 놓지 않아
피곤하다고 건너뛰고
기분이 좋은 날은 마구 쌓으니
활동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벽돌이라고 우기며
머릿속 굴러다니는 짱돌을
699개 쌓았다고 해서
멀쩡한 집이 되지는 않을 터
겉에서 보면 아마도
돌무덤이나 돌탑에 가깝겠다.
오늘도 이렇게 700개째
돌을 쌓아 올려본다.
그럴싸한 공간이 되지 않으면 뭐
모아둔 돌로
공기놀이, 비석치기
새총 쏘기, 사방치기라도 하지 뭐.
(사진 출처 :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