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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호 Dec 04. 2023

시간의 발소리

시간이 가는 소리를 망각하고 살았다.


누군가 몰래 훔쳐갔더라도 몰랐을 것이다.


째깍째깍 틱톡틱톡 칙착칙착


시계가 시간의 발자국 소리를 흉내 낸다.


혼자만의 고요한 시간을 가로지르며


멈춰있지 말라 속삭이고


따라오라고 손짓한다.


조용한 디지털시계 (출처 : 김재호)


전자시계와 무소음 시계만 주변에 있다 보니


시계 소리를 잊고 있었습니다.


이사를 하기 위해 집안 정리를 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시계.


배터리가 수명을 다 했는지


아니면 고장이 났는지


순간의 영속에 머물러 있더군요.


혹시나 하는 기대와 함께


새 배터리를 넣어줬더니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약 10초를 가두어 놓았습니다. (출처 : 김재호)



오랜만에 시간이 가는 소리를 감상하는 중입니다.


예전에는 시끄럽다고 느꼈던 이 소리가


오늘은 왜 이렇게 반가울까요?


마치 한동안 저편으로 사라졌던 기억을


되찾은 느낌마저 드네요.




불멍, 물멍이 유행이라던데


저는 잠시 시계멍에 빠져봅니다.


눈이 피곤하면 잠시 감아도 좋습니다.


귀만으로도 충분하니까요.




그나저나


시간 가는 줄 모른다고 하려니


뭔가 애매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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